10년 넘게 신제품 컬럼을 써오다 매주 진행되는 작업에 스트레스성 피로가 쌓여 작년 7월부터 일년 가까이 쉬었는데 천성인지 이렇게 또다시 펜을 잡게 되었다. 지난 1년 정도의 시간도 참 많이 변한 것 같고 최근 2~3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스마트를 빼고는 대화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환경을 애용하고 있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역시 많은 디자인 업체들이 아이폰 액세서리를 만드느라 본업(?)을 등한시하고 그쪽으로 휩쓸려 가면서 그러한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오랜 만에 시작하는 신제품 컬럼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스마트폰 관련 제품으로 선택을 해 보려다 그냥 가볍게 시작하면서 기회가 되면 “나도나도”성 제품이 아닌 고유한 아이디어가 담긴 액세서리를 살펴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 이번엔 문구류로 방향을 잡았다. 잘 알려진 ZEBRA 제품으로 목에 걸고 다니면서 가볍게 필기를 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놀라운 매커니즘과 생산기술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심플한 패키지에 핵심 기능을 잘 표현해 놓았다. 목걸이 줄을 걸 수 있는 클립타입과 microSD를 읽을 수 있는 microUSB리더기가 포함된 타입의 2가지 형태로 출시되었다. 생김새는 언뜻 보면 프라모델의 총열 같기도 한데 볼펜의 수납과 사용을 하나의 동작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블루, 핑크 4가지가 있다.
최근 스마트폰에서 대부분 채용하고 있는 microSD를 읽을 수 있는 리더기를 볼펜에 결합한 형태는 오피스 환경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것 같고 클립 타입은 목줄과의 착탈이 편리한 제품으로 재고 조사나 기록을 순간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현장에서 유용할 것 같다. 취향에 맞추어 선택하면 될 것이다.
원터치 타입의 사용성도 뛰어나지만 사실 외형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 제품만의 장점은 바로 내부 구조에 있다. 볼펜심과 스프링을 빼면 2개의 파트로 나누어 지는데 구조를 가만히 살펴보면 어떻게 한 금형에서 저걸 뽑아 냈을까 싶을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하다. 클립과 볼펜심은 하나의 구조로 결합되어 있는데 앞부분과 뒷부분이 연결되는 연결 부위에 경사면이 있어 이 부분을 외부 케이스가 밀어 올리면서 볼펜심이 도출되는 방식이다. 외부 케이스 역시 복잡한 구조를 하나의 금형으로 뽑아낸 형태로 투명해서 복잡해 보이는 내부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형태지만 세밀한 부분까지 마무리가 잘 되어 있다.
외부 케이스의 아래쪽 화살표 부분을 손으로 살짝 누르면 내부 구조물이 위로 밀리면서 심이 도출된다. 파지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필기가 가능해 이중 동작이 필요 없다. 필기가 끝난 후에는 손을 놓으면 자연스럽게 심이 수납된다. 심을 갈아 끼울 때는 거꾸로 세워서 내부 케이스를 잡고 밑으로 내린 후 심을 뽑아내고 새로운 심을 끼우면 된다.
157엔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USB모델 1050엔)에 무게도 10g으로 가볍다. 목에 걸고 다녀도 무게감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물건을 다루면서 업무를 보거나 바쁘게 손을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적어야 하는 사람들에겐 트위스트 방식은 너무 불편하고 흔히 사용하는 모나미 볼펜의 상단 누름 버튼도 귀찮을 때가 있다. 간단히 볼펜을 파지하는 동작 그대로 심을 도출시키고 사용한 후에는 볼펜을 놓아 버리는 동작만으로 수납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다. 볼펜심을 수납하지 않고 여기저기 놓아두다 흰 와이셔츠를 버리거나 중요서류에 흠집이 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겐 필수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잉크도 적당한 점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뭉치거나 흐르지 않아 급하게 작업하는 경우에 적당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부속된 클립은 옷이나 가방에 수납할 때도 편하지만 서류를 철하기도 편리하다. 클립 안쪽의 가드가 양쪽에서 서로 톱니처럼 맞물려 있어 일반적인 클립보다 파지력이 높다.
스마트폰으로 읽기도 쓰고 메모도 하는데 이런 제품이 이제는 거의 필요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할 사용자도 있을 것인데 필자가 생각하는 스마트폰의 필기 수준은 아직은 장난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삼성 갤럭시 노트와 최근 LG의 옵티머스 뷰에서 나름 정교한 필기감을 구현하기는 하였지만 아직은 패널의 감도와 소프트웨어가 더 좋아져야 한다. 물론 아무리 좋아지더라도 실제 필기와 모니터에 하는 필기는 다르며 모니터에 하는 필기는 즉시성과 편리성을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필기가 제공하는 기록성과 만족감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ZEBRA | ||
Work Dash | ||
원터치 자동 수납펜 | ||
클립형 157엔, microUSB형 1050엔 | ||
국내판매 미정 | ||
즉시성을 극대화한 원터치 수납 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