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Anne 100 Years!
Anne 100 Years!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8.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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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올해로 루시 M.몽고메리가 원작 Anne of Green Gables(빨강머리 앤)을 발표한지 100년이 되었다. 국내에는 일본 후지TV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캔디에 상대적으로 가려진 면이 없지 않지만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로 소녀들은 물론 사내아이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권선징악이나 로봇관련 TV방송물이 판을치던 1970년대와 80년대의 국내에 방송된, 해 맑은 미소의 “알프스 소녀 하이디”, 그때까지의 권선징악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웠던 엔딩 장면이 너무나 슬픈 “프란다스의 개”, 모든 사내 아이들의 이상형을 하나의 여성상으로 만들어 버릴 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던 “캔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 등은 당시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고 교육이나 놀이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던 아이들에게 유일한 놀이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미래소년 코난”, “은하철도999”, “톰 소여의 모험” 등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위에서 열거한 애니메이션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일본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다. 원작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작품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작품들이 일본외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빨강머리 앤도 어떤 면에서는 고향인 캐나다보다 일본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애니메이션은 역수출이 되기도 하였다.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면서도 애니메이션만의 재미를 살려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철저한 분석과 현지 로케이션으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해 나갔으며 오히려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살려 상업적인 성공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방송에서 끝나지 않고 철저한 계획하에 여러 분야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한다. 빨강머리 앤도 캐나다보다 일본에서 캐릭터 상품을 구하기가 더 쉬울만큼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한다. 위 우표는 캐나다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제품이다.
국내에는 이런 류의 작품이 없을까? 최근 국내에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투자하는 회사들도 많아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출시되고 있지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어린이 전용채널이 생기고 다양한 장르의 프로들이 방송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건너온 애니메이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빨강머리 앤”의 100주년에 가장 극성인 곳은 당연히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과 일본인 것 같다.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여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이처럼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수익을 나누어 주지만 정작 작가는 1908년 발표한 작품에 대한 대가로 500불이 고작이었다. 한 일본 유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캐나다 현지보다는 오히려 일본이나 한국에서 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 같다고 한다.
TV애니메이션은 그 만큼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의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고 어린이들의 사고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줄 수도 있지만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는 모방범죄나 나쁜 습관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충분한 주의가 필요한 것 같고 또 책임감을 갖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야 할 것 같다.
일본은 그런 면에서 애니메이션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과 상업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바탕으로 전세계로 수출되고 있으며 특히 상업적인 부분과 결합하여 다양한 수익모델을 제공해 준다. 한국에서도 몇몇 업체에서 애니메이션을 상업적인 부분과 결합하여 준비하고 있지만 역사와 경험에서 턱없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쉬운 일이 아님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IT최강국의 노하우를 잘 접목하여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전세계로 우리의 애니메이션을 수출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얼마 전 한 신문에서 어느 중소기업 사장이 “좋은 제품이란, 품질이 좋은 제품이 아니고 마진이 많은 제품이다”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 기사를 보았는데 필자는 200% 공감한다. 물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뛰어난 품질(작품성)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상업적인 가치가 없다면 그 만큼 확대가 늦어지고 또 새로운 작품에 가려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완구들을 보면 너무나 상업적인 부분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제한된 국토와 자원을 생각한다면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전, 완구나 캐릭터 산업도 같이 준비가 된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의 방송 순서에 따라 철저히 기획된 상품들이 광고를 통해 노출이 되고 문구점이나 마트 등으로 유통되어 전날 보고 나온 어린이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빨강머리 앤도 캐나다 보다는 미국이나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상업적인 시도를 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일본 후지TV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도 빨강머리 앤 100주면 기념 행사가 몇몇 업체에서 열렸다. 전시회도 하고 애니메이션도 재방송을 하였고 또 디버거와 같은 업체에서는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구용품으로 100주년 기념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여행을 가거나 매일은 아니지만 일기를 꾸준히 쓰는 사람들을 위한 만년다이어리, 스티커 등 실용적이면서 무난한 상품들을 우선 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빨강머리 앤과 같은 명작이 있어 작품성이나 상업적인 성공도 많이 거두었으면 좋겠지만 유교적인 사상이 너무나 강하게 작용하여 거의 대부분이 순종, 인내를 바탕으로 한 권선징악형 스토리라 단순한 것이 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나 우리나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입장이라 우리도 서비스나 지식기반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높여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명확한 현실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상업적인 철저함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야 않겠지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도 이러한 분야에 대해 장기적인 지원과 환경조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허영만, 이현세 작가 등의 만화가 TV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송되는 현상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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