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차 한잔 대접 할까요? Mini Tea Carrying Doll
차 한잔 대접 할까요? Mini Tea Carrying Doll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8.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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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대 문헌에 따르면 신은 자신의 모양을 따서 사람을 만들었고, 또한 사람은 자신의 형상을 따서 인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최초의 인형은 나사를 사용하지 않은 동체와 손발의 관절을 가진 순수 목각인형이었지만 에도시대(1603~1867)에 들어오면서 천재적인 시계공 ‘타케다 오이미’에 의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태엽인형(からくり人形)이 탄생됐다. 태엽을 동력으로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펼치는 태엽인형이야 말로 현재 최첨단 일본 로봇기술의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초창기의 태엽인형은 태엽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목재로 제작됐으며, 기껏해야 동작은 차를 운반하는 수준이었으나,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실로 엄청난 기술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태엽인형은 발전을 거듭해 활 쏘는 궁예인형이나 회중촛대,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인형 등 많은 발명품이 탄생됐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초창기 태엽인형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한 ‘차를 운반하는 인형’ 이다.

‘어른의 과학’이라는 과학의 원리를 깨우쳐주는 성인들을 위한 일본 과학 킷트 잡지의 부록 제품으로, 실제 모델은 접시에 그릇을 놓으면 손님에게 배달하고 손님이 차를 모두 마시고 빈 잔을 쟁반에 올려 주면 인사하고 되돌아오는 것이 본래의 기능이었으나, 오늘 소개할 제품은 어디까지나 교육용 미니어처 제품으로 그런 섬세한 기능까지는 기대하기 조금 어렵다.


우선 제품의 구성물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크게 부록인 킷트 제품, 그리고 킷트와 관련된 기사를 올려놓은 잡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잡지를 대충 훑어보면 최초의 태엽 인형 도안과 설명, 태엽 인형의 발전사, 킷트의 조립 설명서 그리고 현재의 로봇기술 등을 사진과 함께 기사 형태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가업을 대대로 이어받아 현재에도 태엽인형을 제작하고 있는 장인들의 인터뷰 내용도 소개하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 복잡한 킷트 부품들을 상자에서 꺼내보자. 흰 스펀지에 가지런히 정열 되어 있는 부품들을 볼 수 있다. 조립 제품을 많이 다뤄 본 사람이라면 이 정도야 별것 아니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조립에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조립 자체는 그림 설명서를 참고로 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첫 번째가 전륜부 조립인데, 주의해야 될 점은 나사를 조일 때 동작 부 나사일 경우에는 너무 꽉 조이지 않는 것이 좋다. 너무 꽉 조여 버리면 동작부가 부드럽게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순서가 후륜부와 발을 장착, 그리고 제일 중요한 동력부 조립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에는 설명서의 그림을 잘 보고 조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회전판의 앞뒤를 틀리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자. 마지막 단계로 목 관절과 몸체 양쪽을 한꺼번에 조립해야 되는데, 이때에는 고정 나사 등은 일체 사용하지 않아 조립이 여의치 않아, 몇 번의 좌절을 경험할 수도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서 조립하자.

몸체 조립이 완성되면 바닥 부분에 전륜부를 장착하고, 그 다음에 팔과 얼굴을 끼워주고 나서 제품의 동작 상태를 확인해 보자. ‘태엽 감기’를 제품 측면에 끼우고 오른쪽으로 몇 번 감아주자. 그리고 쟁반에 찻잔을 올려주면 태엽 인형이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찻잔을 들어주면 제품이 정지하고 쟁반에 놓으면 다시 움직인다. 설명서에 따르면 찻잔을 올려주면 약 30cm 직진 후 태엽인형이 인사를 하고 찻잔을 들어주면 동작이 멈춘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찻잔을 쟁반에 놓아주면 태엽 인형이 회전해서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조립의 어느 부위에서 잘못된 것일까? 설명서처럼 정교한 동작을 제대로 보여주진 못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만들어서 입혀주면 되는데, 한지로 제작된 전통 의상 도안은 꽤 복잡하게 되어있어 정교함을 요구한다. 하지만 종이 접기에 능통한 사람이라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 제품을 조립하고 옷을 입혀 놓으면, 그럴듯한 포스를 풍긴다. 완성된 제품을 바라보면서 에도시대(1600년대)에 나사도 사용하지 않고 목재로만 이처럼 정교한 동작인형을 제작했다는 점은 놀라울 따름이다.



태엽 인형은 크기가 6cm부터 1m가 넘는 다양한 크기로 제작되어 왔으며, 그 크기에 따라서 실제 찻집에서 사용됐다는 기록도 잡지 등에 보도 되고 있다. 일본의 최초 목재 태엽 인형처럼 전통 기술을 이어오고 발전시킴으로써 후에 그것이 현대의 눈부신 로봇 기술에 기여해왔듯이, 우리나라도 해외의 새로운 것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우리나라만의 소중한 전통이나 기술력을 발전시켜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마음에 깊이 새겨 전통과 미래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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