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변신이 절실한 날면도기
변신이 절실한 날면도기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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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마트에 가면 거의 대부분 TV 앞에 모여 있거나 휴대폰, 노트북 등 디지털 제품코너에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또하나 꼭 거치는 코너가 있는데 바로 면도기 코너이다. 꼭 둘러보는 코너 중에 하나였는데 신제품의 출시 주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으니 자연히 사람들의 발길도 뜸한 것 같다. 확실히 이제는 새로운 면도기를 구경하기 어렵다. 기껏 새롭다고 나와봐야 사은품을 추가하였거나 프로모션이 걸려있을 뿐이다.
“해님달님”의 마지막장이 자꾸 떠오른다. 면도기 시장의 두 강자 질레트와 쉬크는 이미 정상에 올라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다. 오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이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은 것 같다. 호랑이보다 포악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훨씬 영리한 적들이 사방에서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 높은 곳으로 도망을 가야하는데 더 올라갈 곳은 보이지 않고 다른 산으로 가자니 지금 차고 있는 자리도 놓치기 싫다. 동화에서처럼 동아줄이라도 내려와 새로운 시장으로 옮겨가고 싶지만 뒤따라 오는 호랑이가 섞은 동아줄을 잡을 것 같지도 않다.
5중날, 6중날에서 날수의 전쟁은 이제 무의미한 것 같고 진동기능이나 코털깎이 등 나름 전기면도기의 기능도 접목해 보지만 주도적인 제품이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각 나라별로 위 두업체를 추월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도 이미 토종기업인 도루코가 쉬크를 제쳤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으며 일본에서도 kai사와 같은 후발 브랜드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남성용 면도기 시장의 성장둔화로 새롭게 여성용 면도기 시장을 키워가고 있지만 남성용 시장에 비할바는 아니다.
지금 많은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보다는 다양한 마케팅으로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지만 휴대폰의 번호이동처럼 잠시일 뿐이며 기존의 시장구도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휴대폰의 경우처럼 선발업체의 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후발업체의 점유율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국 도루코의 6중 날처럼 일본의 Kai사도 다양한 아이디어의 활용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업체이다. 오늘 소개할 VALIOS도 Kai사의 제품으로 많은 편리함을 갖추고 있다. 하나의 면도기로 구레나룻, 코털을 깎을 수 있는 전동 트리머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면도기 날을 보호하는 커버도 본체에 부착되어있다. 코브라가 고개를 들고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날수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이슈가 되지 못한다. 브랜드마다 각자의 고유 기술로 뛰어난 날을 생산하고 있으며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날 때문에 면도기를 사용하지 못할 만큼 불편한 제품도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쉬크나 질레트의 날이 솔직히 가장 부드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아주 가까운 시간 안에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될 것이다.
VALIOS는 기존 날 면도기의 불편함 중에 하나였던 날커버를 본체에 수납할 수 있게 하였는데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다. 트리머를 사용할 때 손이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겠지만 깔끔한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큰 단점으로 비칠 것 같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2개의 트리머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쉬크의 트리머처럼 디자인이매끄럽지는 못하다. 면도날과 연결된 본체 내부에 수납되는 형태이며 구레나룻과 코털용 트리머를 교체하면서 사용한다. 안전을 고려해 본체 옆면의 노란색 버튼을 누르면 슬라이딩 회전된다. 전용 트리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만족할만한 성능을 제공하지 못하겠지만 가끔 코털을 정리하면서 큰 가위로 씨름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제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원은 AAA건전지 한 개가 들어간다.
날수전쟁의 한계에 부딪힌 업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차별화를 시도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다. 면도기의 핵심은 깔끔한 면도성능에 있기에 모든 시선도 거기에 맞추어 진다. 광고모델이 바뀌고 사은품이 달라지는 것으로는 시장유지에 급급할 뿐이다.

다음 차별화는 무엇일까? 전기 면도기도 날면도기의 영역을 도입해 보지만 하나의 이슈에 지나지 않으며 날면도기 역시 진동기능으로 전기 면도기의 흉내를 내 보지만 더 이상 침범하는 것은 이로울 것도 없고 전기 면도기 시장에는 이미 강자들이 즐비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전기 면도기 시장은 생각보다 변신이 수월하다. 상대적으로 감추어진 부분-즉, 소비자들이 잘 알 수 없는 내부적인-의 변화로 신제품을 늘려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심지어 년도만 바뀌어도 신제품이 되어버린다. 그에 비해 드러난 형태에서 경쟁해야 하고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날면도기 시장에서는 신제품 출시라는 것이 그만큼 고통스러운 작업이며 최근 신제품 출시가 거의 없는 것도 그러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정상에는 한정된 공간이 있을 뿐이며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든지 아니면 올라온 사람들과 자리를 나누어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선도업체라 할 수 있는 질레트와 쉬크는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쉽지 않지만 굳이 예상을 해 본다면 디자인에서 변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면도날을 세라믹으로 하는 것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며 면도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혹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어 피부의 민감도를 낮추어 주는 음파를 내 보내는 것과 같은 간단한 디지털기능을 넣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는 The art of Shaving처럼 고급 면도기 시장을 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사자가 아닌 필자야 자유롭게 여러가지 상상을 해 볼 수 있겠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피말리는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새로운 날면도기를 기다리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기다림이 될 것이다.












































KAI
VALIOS

5중날 면도날, 코털&구레나룻 트리머
면도날 안전커버, 슬라이딩회전방식
AAA건전지 1개


1,470엔

국내판매 미정

한계에 부딪힌 날면도기 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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