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무한 손가락 관절꺾기, YUBI POKI
무한 손가락 관절꺾기, YUBI POKI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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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둑, 뚜두둑” 영화에서 머리 짧은 깍두기 아저씨들이 의자에 몸을 깊숙이 누인 체 양손을 포개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거나 어두운 골목에서 상대를 위협할 때 목을 좌우로 한번씩 격렬히 꺾은 후 마무리로 손가락 관절 꺾기를 하고는 어깨를 한번 들썩이며 서서히 상대를 향해 가느다란 눈빛을 보내는 장면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소리다.
흔히 손가락 꺾기라고 부르는 이 행위와 소리는 영화에나 자주 등장하는 효과음으로 거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주위에서 무의식 중에 행해지는 일종의 중독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며칠 전 감기 증세가 있어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접수대에 얌전히 앉아서 증상과 이름 등을 묻던 아가씨가 갑자기 손가락을 “뚜두둑”하더니 볼펜을 잡고 접수증에 뭔가를 적고는 건네준다. 눈치를 보니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의식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엔 그냥 무심코 보아 넘겼는데 진찰을 받고 계산을 하러 다시 접수대에 갔는데 처방전을 넘겨주면서 또다시 “뚜두둑”하고는 예의 그 소리를 한번 더 들려주었다. 그런데 처방전을 넘겨주려는 찰나 뭔가를 빠뜨린 듯 손가락으로 반대편 손가락 마디를 잡고는 비틀어서 “뚜둑”하고는 마무리를 하고는 처방전을 넘겨 주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평소 손가락 꺾기를 자주하는 사람이라면 이 행위가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눈치를 채었을 것이다. 손가락 꺾기를 자주하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소리가 있는데 손가락 꺾기를 하다 그 소리가 아니다 싶으면 “확인 사살”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손가락 꺾기는 손가락의 관절을 굵게 만들며 특히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할 경우 나이가 들어서 손가락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본 반다이에서 출시하여 인기를 끌고 있는 “포끼포끼”시리즈를 개발한 팀에서 이번엔 “유비(손가락)포끼”라는 재미있는 제품을 출시하였다. 은근히 중독성이 강한 손가락 꺾기의 재미를 재현하고 손가락 관절도 보호하자는 2가지 목적을 가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제품들이 “뽁뽁이(에어캡)”, “캔따기”, “콩 까기”등 추억에 기댄 제품들이라면 유비포키는 중독성에 비중이 더 많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북두신권의 한 장면을 묘사하는 듯한 패키지에 투명PVC케이스로 포장되어 있다. 화이트, 레드, 블랙의 3가지 색상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비포키는 반다이의 자회사 메가하우스로 출시가 되었는데 기존의 포키포키 제품들이 반다이로 출시된 점을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유비포키가 좀 과격(?)하게 생겨서 그런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반다이의 회사 이미지를 고려한 것일까?

제품 출시 전 이미지로 보았을 때는 제법 그럴듯해 보였는데 막상 실제품을 보니 재질의 가벼움에 실망이 좀 되었다. 500엔짜리 제품에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일까? 어쨌든 제품은 전체가 프라스틱으로 제작되었으며 양쪽 끝부분 15mm정도는 둥근 원통이고 중앙은 세탁기의 주름잡힌 호스같은 특수 호스로 되어 있다. 제조사의 말을 빌리면 일반적인 호스와는 다른 특수한 호스를 자체 개발하였다고 한다. 손가락 꺾기와 비슷한 소리를 내야 하고 수천 번의 작동에도 끊어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호스로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특수 개발한 호스에 소리를 더욱 리얼하게 만들기 위해 한쪽 끝은 막고 한쪽 끝부분은 7개의 구멍을 뚫어 공기통로를 만들었다. 실제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제품을 먼저 보여주고 소리를 듣게 하면 손가락 꺾기와 차이를 알 수 있었지만 제품을 보여주지 않고 소리를 들려 주었을 때는 거의 구별을 하지 못하였다. 제품의 양쪽 끝부분에 위치한 원통에는 6개의 뿔이 달려 있는데 제품의 포스도 살릴 겸 손바닥 지압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밋밋한 외형을 좀 있어 보이게 만들기 위한 것 같다.
실제 사용은 양손을 포갠 후 그 안쪽에 유비포키를 넣고 살며시 모아주면 되는데 그럴듯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약간의 숙련 기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좀 숙련이 되면 운전을 하면서 한 손으로도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되는데 이때가 되면 은근히 중독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운전을 하면서 혹은 사무실에서 뭔가를 자꾸 만지작거리는 사람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주위 사람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다리를 심하게 떠는 사람, 헛기침을 자주하는 사람, 목을 좌우로 비트는 사람, 얼굴을 손으로 쓸어 내리는 사람, 손톱을 물어뜯는 사람, 위 제품처럼 손가락 꺾기를 하는 사람 또는 위의 항목을 복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각에 잠기거나 하면 무의식 중에 행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행위를 통해 안정을 찾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위 행위처럼 주위에서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행동들 외에 주위에서 거의 느끼지 못하는 행위들도 많이 있는데 사람들은 모두 무의식 중에 행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친구들이나 회사동료를 두고 “재는 항상 저래.”라고 할 때 “저래”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행위들이다.
오늘 소개한 유비포키는 아무데서나 만지작거릴 수 있는 제품은 아닌 것 같다. 주로 혼자 있는 공간에서 사용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삼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손가락 관절 꺾기는 결코 주위에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없으며 방해만 줄 뿐이다. 또 자신의 손가락 관절을 생각한다면 실제 행위는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며 유비포키로 대신하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간의 모든 행위와 상상, 추억들이 제품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을 보면 어린이를 위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어릴적 추억을 간직한 성인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요즘의 어린이들이야 부족한 것 없이 자라고 있지만 70년대 80년대의 어린이들은 확실히 부족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그때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면 어떤 것들에 추억을 느낄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의 성인들이 느끼는 추억보다는 강렬하지는 않을 것이며 다양성 또한 몇 배는 확대될 것이다. 당분간은 70~80년대의 어린이들을 위한 제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 것 같다.












































메가하우스
유비포키

무한 포키포키 시스템
손가락 관절 보호, 손바닥 지압


500엔

국내판매 미정

손가락 관절 꺾기와 인간의 무한한 욕구를 이용한 생활 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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