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카피? 창조? 영감? 모티브? Octopus TriPod
카피? 창조? 영감? 모티브? Octopus TriPod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9.06.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과 비슷한 말이 유통업계에도 오래 전부터 존재했었다. “내가 하면 창조, 남이 하면 카피”라는 말이다. 얼마 전 모 유통업체 사장과 신제품 개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카피와 창조에 대해 갑론을박한 적이 있다. 그 업체 사장의 말인즉슨 이 세상 모든 상품 중에서 과연 번쩍하며 무에서 유로 창조된 제품이 얼마나 있으며 흔히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영감이니 모티브니 하는 말들이 사실은 ‘카피’를 고상하게 표현한 것뿐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견 이해도 가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의자 디자인을 예로 들면 이해가 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다리 네 개, 받침 하나, 등받이 하나가 전체 구조의 전부이지만 어떤 제품은 “어, 이거 어디서 본듯한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지만 어떤 제품은 “이런 디자인도 가능하구나, 멋지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제품을 가만히 뜯어보면 소재가 바뀐 부분들만 제외하면 상당부분 큰 차이가 없으며 단지 선만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그런데 어떤 제품은 카피고 어떤 제품은 창조일까? 우리가 어떤 제품을 처음 접할 때 첫인상으로 우린 거의 위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몸으로 알 수 있다. 고민한 흔적이 보이느냐 대놓고 카피만 한 것이냐를 우리 스스로 느끼며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소개할 제품 Octopus Tripod도 어디선가 본듯한 제품일 것이다. 바로 몇 년 전에 리뷰를 한 적이 있는 JOBY의 고릴라포드라는 제품과 거의 흡사한 제품이다. 외형은 거의 복사 수준이며 판매되는 카테고리만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카피 일수도 있고 OEM일 수도 있다.


Strapya라는 일본의 휴대폰 액세서리 전문업체에서 판매하는 이 제품은 다양한 컬러로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Joby의 고릴라포드가 몇 년 전 판매되어 많은 인기를 누렸었고 지금도 많은 스토어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패키지는 고릴라포드 제품과 다르게 간단하게 나왔으며 제품자체를 노출시켰다. 겉으로 봐서는 어느 것이 진짜인지 구분이 어려울 만큼 비슷하며 세부적으로 하나씩 뜯어보면 마감이나 기능에서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시 카피, 창조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제품 자체만 살펴보자. 고릴라포드가 컴팩트 카메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물론 최근엔 DSLR, 디지털기기용 제품도 출시되어 있다- 이 제품은 철저하게 휴대폰에 맞추어져 있다. 그래서 기존 고정나사 위에 휴대폰을 장착할 수 있는 클립이 있으며 이 클립은 스프링으로 길이 조절이 가능하여 웬만한 휴대폰은 거의 대부분 거치할 수 있다. 그리고 클립헤드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여 원하는 각도를 만들기가 쉽다.
사실 터치가 대세로 굳어진 요즘 마땅한 거치대를 찾고 있던 사용자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상 위에 세워 둘 수도 있으며 문어처럼 부드러운 발을 이용해 기둥에 매달려 있을 수도 있다.



좌우측에 버튼이 있는 휴대폰의 경우 위치를 잘 고려하여 장착해야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폰을 무난하게 잡아 준다. 클립을 제외한 부분은 서로 다를 것이 없다. 한가지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면 고릴라포드는 헤드부분에 장금장치가 있어 카메라를 좀 더 단단히 잡아 둘 수가 있지만 이 제품은 고정장치가 없어 강한 충격에는 헤드부분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역시 메인은 클립이다. 지지대가 아래 2개, 위 1개로 구성되어 안정적으로 잡아 줄 수 있으며 스프링으로 길이 조절이 가능하여 최대 넓이 55mm까지 거치가 가능하다. 또한 각 지지대는 고무패드가 씌워져 있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였으며 스크래치도 방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지대는 안쪽으로 접히는 구조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 사용범위를 넓히자면 최근 나온 MP4플레이어도 설치가 가능하지만 애플의 터치처럼 가로 55mm가 넘는 제품은 사용할 수 없다.



많은 예시를 만들어 보았지만 아무래도 책상 위나 차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 같다. 최근 국내 온라인 몰을 둘러보면 비슷한 형태의 제품이 많이 출시되어 있으며 제품의 가격도 4천원 대에서 2만원 대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그 중에는 Joby의 제품과 중국산 저가 카피제품까지 섞여 있는 것 같다.
다시 카피이야기를 좀 하자면 위의 Octopus는 판매처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이상 카피인지 정품인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고릴라포드라는 제품명과 Octopus라는 제품명을 사용하는 것이나 제품의 퀄리티로 봐서는 카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카피라 하더라도 이 제품은 나름의 창조적인 단계를 거쳤다고 할 수도 있다. 왜냐면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고 휴대폰이라는 특화된 시장에서 판매를 하고 있으며 클립이라는 별도의 액세서리를 추가하여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카피의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것 또한 아닐 것이다. 모든 특허나 디자인에는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류라는 것을 선택하게끔 되어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자신의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사용할 영역을 미리 지정하는 것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마다 수십 개의 류가 있으며 류 안에 또 세부분류가 들어 있다. 처음 등록할 경우 자신이 보호받고자 하는 류를 지정을 해서 신청을 하고 누가 이미 선점을 하고 있다면 다른 류를 선택해서 신청을 한다. 이때 알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선점하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 비슷한 아이디어나 디자인으로 신청을 먼저 하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런 것은 카피일까?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선행자의 권리를 먼저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 어쨌든 Octopus는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설사 고릴라포드가 특허가 없더라도 너무나 비슷한 외모로 인해 카피에 대한 의혹-사실 이 부분은 누가 먼저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은 여전히 남아있다.


카피, 재창조, 리폼 등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특허나 디자인의 경우 일정기간이 지나면 모두에게 공개되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러한 뜻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창조를 위해 뛰어든 많은 도전자들이 결국 스스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카피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창조와 카피는 종이한잔 차이이며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한번의 생각만 더 해도 창조의 단계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전혀 새로운 창조적인 제품이나 디자인을 만들 수는 없더라도 비슷한 패키지와 비슷한 제품명으로 대놓고 같은 카테고리에 판매하면서 소비자를 현혹 시키는 제품은 분명 사회의 유통질서와 산업환경을 해치는 것이므로 근절을 해야 할 것이며 좋은 제품이나 디자인이 있다면 연구해서 개선하면 좋은 점은 없는지 더 아름답고 신선한 디자인은 없는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Strapya
Octopus TriPod

길이 18.5cm x 둘래 4.5cm
클립넓이 5.5cm
지탱무게 약 350g


1,980엔

국내판매 미정

문어처럼 유연한 다리를 이용한 휴대폰 거치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