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나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줄 상대가 필요하다면, pekoppa
나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줄 상대가 필요하다면, pekoppa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8.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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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라는 말이 있다. 매니아란 말과도 비슷한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심취하고 또 약간의 광기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일본어이다. 일본에서는 아이어른 할 것 없이 오타쿠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 좋은 점도 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내면으로 숨어버리는 경향이 강해 우려를 낳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도 이러한 오타쿠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다. 물론 일본의 오타쿠와 한국의 오타구는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심취하고 약간의 광기를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오타쿠적인 성향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의 표현이나 생각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고독하고 힘겨운 현대 문명이 낳은 어두운 그림자일 수도 있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많지만 혼자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도 과거에 비해 몇 배는 늘었다. 거기에 결혼까지 늦어지면서 자연히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도 그만큼 더 많이 늘었고 또 그러한 외로움이나 적적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동도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동호회 등을 통해서 인맥도 넓히고 그러한 외로움을 달래는 사람들도 있고 개인적인 취미에 더욱 심취하면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깜깜한 집에 들어서는 외로움일 것이다. 서둘러 불을 켜고 TV라도 켜야 안심이 된다.
그래서 요즘 출시되는 아이템들을 보면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 상당히 눈에 뛴다. 로봇, 완구, 소품 등 누군가 같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오늘 소개할 제품도 그러한 제품류에 속하는데 기존의 제품들과는 달리 ‘공기’를 느껴 반응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기’란 분위기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전형적인 완구 포장박스에 제품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패킹되어 있다. 갓 피어난 새싹을 작은 화분에 심어 놓은 듯한 형태로 화분 색상은 화이트, 블루, 브라운 세가지로 되어 있다. 아주 평범해 보이는 이 제품이 어떻게 ‘공기’를 느껴 반응하는 것일까? 미모사와 같은 몇몇 식물들이 소리나 터치에 반응하여 움직이기는 하지만 페코파(pekoppa)는 정말 식물은 아니고 식물처럼 생겼을 뿐인데 어떻게 반응하는 것일까? 먼저 동작부터 설명을 하자면 고개를 숙이고 잎이 살랑살랑 움직인다.



제조사의 설명을 보면 오카야마현의 와타나베 토미오 교수의 ‘마음이 통하는 신체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우나즈키이론’을 실용화한 인터로봇의 ‘iRT®’이라는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인터로봇과 ‘KY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였고 이 KY프로그램을 사용하며 만든 제품이 페코파라는 것이다. 페코파의 주요 기능은 대화의 타이밍을 읽고 고개를 숙이거나 잎을 살랑살랑 움직여 동조를 해 주는 것이다.
혼자 있는 방이나 사무실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페코파에게 이야기를 하면 마치 내 이야기를 듣고 이해를 하는 듯이 고객을 숙이고 잎을 살랑살랑 움직이면서 보조를 맞춘다. 갑자기 확 커져서 나를 삼키지는 않을까 엉뚱한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작고 귀여운 모습에서 그런 느낌보다는 다정한 친구 같은 느낌이다.



이 제품은 단순히 소리에 반응해서 움직이는 동작과는 차별화 되어 있다. 말의 톤이나 끊김 정도 등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동작을 조절하면서 반응한다. 잔잔히 말을 하면 잎도 천천히 움직이고 빠르게 말하면 잎도 빨리 더 크게 움직이면서 보조를 맞춘다. 이러한 세밀한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하고 또 진짜 새싹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의료기 등에서 사용되는 형상기억합금을 사용한 ‘바이오 메탈’을 사용해 만들었다. *바이오메탈은 전류가 흐르면 근육처럼 움직이는 섬유형태의 금속 구동장치이며 일본 토키사의 등록상표이다.
기본 기능은 on버튼을 길게 누르면 인사를 하면서 작동이 시작되고 30분간 주위가 조용하면 자동으로 슬립모드로 바뀐다. 전원은 AAA건전지 3개가 들어가지만 사용시간은 연속 3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너무 낮은 수치가 아닌가 의아해서 일본 제조사에 문의를 해 보니 심사 기준이 워낙 엄격해 3시간으로 표기는 하였지만 일반 가정에서 사용한다면 최소 3~4일, 혼자 사는 사람이 보통적인 사용을 한다면 10일 정도는 간다고 하였다. 하지만 음악을 틀거나 쉬지 않고 대화를 할 경우 표기된 시간처럼 3시간 정도밖에 사용을 하지 못한다.



오늘 소개한 페코파는 혼자 있는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책상 위나 식탁 등에 놓아두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 것 같다. 불 꺼진 깜깜한 방을 들어서는 것은 싫지만 이내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같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이 일시적인 위안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위안이 될 수는 없는 만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늘려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제품의 단점을 말하자면 외로움이나 적적함을 달래기에는 적합한 제품이기도 하지만 소리에 대한 반응이 아주 민감해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말하거나 음악을 틀어 놓았을 경우에는 움직임이 너무 활발해 촐싹거리거나 오도방정을 뜨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날그날의 기분에 맞추어 적절한 사용이 필요할 것 같다.











































세가토이즈
pekoppa

사이즈 : 150(H) x 50(D) x 110(W) mm


칼라 : 브라운, 스카이블루, 화이트


자동 on/off센서


전원 : AAA x 3개


2,310엔(약 32,000원)

2008. 10 현재 일본 판매중, 국내 미정

누군가와 대화를 원한다면 혹은 같이 있다는 그낌이 필요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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