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음악과 과학이 만나 예술을 창조하다, 테레민 mini
음악과 과학이 만나 예술을 창조하다, 테레민 mini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8.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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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악기 종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필자는 정확하게 생김새와 명칭까지 알고 있는 악기는 기껏해야 20~30개도 안될 것 같다. 솔직히 `난타`라는 퍼포먼스 공연만 보더라도 다양한 일상 소품들이 타악기로 탄생하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악기의 가짓수를 딱 몇 종류라고 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필자도 우아한 여가 생활을 위해 악기 하나 정도는 배워두자...라는 생각을 품은 지는 오래 됐지만 생계유지도 벅찬 눈물나는 현실에 언제나 그 꿈을 고이 모셔두고만 있다. 이런 불쌍한 필자에게 갑자기 이상한 놈이 나타났다. 자기가 악기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면서 말이다. 도대체 네가 어딜 봐서 악기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이냐?



어쨌든 자기도 악기라고 주장하는 이 괴상하게 생긴 녀석의 이름은 `테레민 미니`라고 한다. 이미지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검은색 물체가 실제 `테레민`인데, 이 `테레민 미니`는 이 녀석의 SD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테레민`은 원래 1924년 러시아의 음향 물리학자인 레온 테레민(Leon Theremin)이 발명한 전자악기로 두 고주파 발진기의 간섭에 의해 생기는 소리를 이용한다. 자세한 작동 원리는 굳이 여기서 설명하지 않아도 웹 등을 통해 쉽게 검색이 가능하니 참조하도록 하자. 일단 연주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른 악기처럼 입으로 불거나 손으로 직접 치는 등의 접촉을 하는 것이 아닌 안테나와 손의 간격 유지로 원하는 음을 낼 수 있다. 리뷰 하단의 연주 동영상을 참고하면 좀 더 이해가 빨리 될 것이다.



이 `테레민 미니`는 앞서 소개한 바가 있는 `차 나르는 인형`과 같은 일본의 과학 교재 `어른의 과학 매거진` 시리즈 중 하나이다. `어른의 과학`의 공통된 특징인 직접 제품을 조립하여 과학의 원리를 깨우친다는 개념은 본 제품에서도 예외는 아닌데, 이전의 `차 나르는 인형`의 조립이 너무나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에(물론 필자가 직접 조립한 건 아니었으나) 이 제품 조립에 덜컥 겁이 나서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려 했지만 막상 구성물과 조립 설명서를 보니 매우 쉬워 보여 필자가 직접 하기로 했다. 패키지 구성은 여타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제품 조립 설명서와 그에 관련된 여러 가지 기사가 수록되어 있는 잡지 한 권과 `테레민 미니`의 부속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 제품이기 때문에 조립 매뉴얼도 일본어지만 조립 과정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조립 과정을 좀 더 자세하고 알기 쉽게 하기 위해 이미지로는 총 12단계로 나눴으나 실제로 조립을 해 보면 굳이 12단계로 나눌 필요 없을 정도로 그 과정이 간단하다. 제품 각 부분의 명칭을 설명하자면 좌측에 손잡이처럼 생긴 것이 제품의 ON/OFF 스위치, 앞쪽의 일자 나사 구멍 같이 생긴 것이 볼륨 조절부, 상단의 길쭉하게 삐져나온 철사가 안테나, 그리고 후면의 스피커 총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솔직히 이 제품의 조립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너무나 간단하니까 말이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제품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것이다.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튜닝`이라는 아주 중요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제로 이 튜닝이라는 게 만만히 볼 것이 아니라서, 매뉴얼에 적힌 대로 똑같이 튜닝하기가 정말 어렵다. 튜닝 과정은 위의 이미지와 같이 하면 되는데, 일단 완벽한 튜닝이라 하면 안테나와 손가락의 거리가 약 15~20cm를 유지한 상태에서 소리가 나지 않아야 하며, 이 상태에서 안테나에 손가락이 다가갈수록 각기 다른 음을 낼 때 바로 제대로 된 튜닝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튜닝을 신속하게 하는 일이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머릿속을 뒤흔들 고음이 여러분의 귀를 괴롭힐 테니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필자는 아직까지 매뉴얼에서 알려준 거리 및 제대로 된 음을 내지 못하고 좌절 모드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


비록 제대로 된 튜닝도 마스터하지 못하고 좌절 모드에 빠져 있는 필자이지만,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리뷰와 별개로 무언가를 끌어들이는 맛이 있는 제품인 것 같다. 일단 `테레민`이란 생소하지만 재미있는 악기를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에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또 어느 정도 연주법을 익히게 되면 나름 주변 사람들의 눈길도 끌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맘에 들었다. 물론 수입사에서 제품 조립에 관한 매뉴얼은 한글화해 발매할 예정이긴 하지만,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는 잡지 부분은 한글화가 되지 않는다. 대신 `어른의 과학` 시리즈에 대한 사이트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다면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알게 되는 계기는 될 것 같다. 평소 악기에 관심이 많거나 혹은 나만의 독특한 악기를 가지길 희망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재미있고 앙증맞은 `테레민 미니`에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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