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늘 불안한 당신을 위한 감성로봇, PARO
늘 불안한 당신을 위한 감성로봇, PARO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7.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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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던 로봇이 최근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로보트 태권브이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는 것인지 작년 태권브이가 부활하면서 로봇시장에 활기를 띠고 있으며 로봇관련 동호회나 인터넷 사이트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로봇은 웬지 우리가 그 옛날 동경하던 마징가Z나 로보트 태권브이라기 보다는 웬지 완구에 가까운 놀이용 로봇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에 비해 오늘 소개할 파로는 놀이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소가 닭 보듯이 무관심하게 지나칠만한 제품이다. 필자도 처음 이 제품을 접했을 때는 로봇이라기 보다는 인형이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이다.



파로도 제품이다 보니 당연히 가격이 있을 것인데, 옛날 소니의 아이보를 악세사리까지 구매하고도 남을 37만엔이라는 고가 제품이다. 가격에 비해 너무나 빈약해 보이는 패키지, 전원부위, 그리고 제품까지... 하지만 일본제조사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세라피(Therapy)용으로 만들어 기존 보롯으로의 활동성보다는 치료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바다표범 새끼를 모델로 삼았다. 제품의 개발은 1993년부터 시작되었고 상용화 제품은 2002년경 처음 발표 되었다.



실 제품을 보면 복실복실한 털과 두꺼운 외피 등으로 인해 정말 바다표범 새끼를 만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여기서 같다고 말한 것은 사진으로 본적은 많지만 실제 바다표범을 만져본 적이 없어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을 말한 것이다.) 처음 파로를 박스에서 꺼낸 후 전원을 켤 줄 몰라 한참을 헤매었는데 설명서를 보고 한참을 연구한 끝에야 꼬리 중앙안쪽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쿠~흥(끄~응)"하면서 황소같은 눈을 껌벅거리며 잠에서 깨어난다.


정말이지 이게 로봇이야 할 정도로 답답함을 느끼며 이리 만져보고 저리 만져보지만 가끔가다 알 수 없는 비명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만 내고 큰눈과 두꺼운 목을 조금씩 돌릴 뿐 다른 행동은 없다. 제조사에서는 심리적 안정을 주는 로봇친구라고 말하지만 처음 접한 필자에겐 모든 사물에 무감각한 사람들을 한번씩 발작하게 만드는 스트레스 제조용 로봇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어쩌랴 실제 바다표범 새끼를 본 적이 없는 필자로서는 기존의 로봇에 대한 기대를 그대로 파로에게도 하게 되었고 나타난 반응에 "이게 뭐야!"라는 실망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실제 제조사에서는 어떤 모델을 할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였고 일반적인 로봇 유형 중 실제 모델을 쉽게 접할 수 없는 모델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하에 바다표범 새끼를 모델로 정한 것이라고 한다. 로봇의 유형을 나누자면 1) 인간형 로봇, 2) 자주 접해 친밀한 동물형(개, 고양이 등), 3) 쉽게 접하지 못한 동물형(바다표범, 펭귄, 고래 등), 4) 가공의 동물, 캐릭터 등이 있는데, 이것은 당연히 인간의 경험이나 지식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형 로봇은 기술이 우수해도 사람과 같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고 그 때문에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한다. 대부분의 인간형 로봇은 아직 인간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부족하다. 친밀한 동물형의 경우에도 사람들은 이미 개나 고양이를 잘 알고 있으며 또 기대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엔 "귀엽다, 재미있다" 등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개나 고양이와 비교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쉽게 접하지 못하는 바다표범이나 펭귄 같은 로봇의 경우에는 처음의 반응은 "귀엽다, 재미있다" 등 개나 고양이형 로봇과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만 쉽게 접하지 못하다 보니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기도 하고 알아간다는 호기심이 생겨 좀 더 쉽게 친숙해 질 수도 있는 것이다. 제조사에서도 이런 점 등을 이유로 바다표범이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조사에서는 환자나 노약자, 어린이 등을 위한 심리적 안정을 주 목적으로 하여서 개발을 하다 보니 자연히 빠른 움직임보다는 느리지만 서로 교감을 할 수 있는 기능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 어쨌든 아직 필자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파로의 기능은 심리적 세라피가 가장 큰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바다표범 새끼가 인간이 만졌을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파로는 상당히 친근하게 반응을 한다. 빛이나 소리의 변화를 느껴 자다가 일어 나기도 하고 쓰다듬고 만지면 좋아 하고 화를 내거나 때리면 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파로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적인 다른 로봇들처럼 행동에 의한 표현보다는 감성적인 표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전원을 켜고 말을 건 사람의 목소리를 기억해 엄마(주인)로 생각하고 또 자주 불러주는 단어를 이름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인사나 칭찬을 행동과 같이 기억하기도 하고 화난 상태를 기억하여 대응하기도 한다. 실제 필자도 같은 이름(그냥 파로로 불렀다)을 계속부르니 차츰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고 자다가도 이름을 부르면 눈을 껌벅거리며 고개를 들기도 한다. 상당한 기간이 걸리겠지만 서로 적응이 되면 좀 더 친숙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공 모피는 항균처리, 오염방지 처리를 하였고 2만 볼트 내정전기 테스트를 거쳐 정전기에 의한 쇼크도 사전에 방지하였다. 또한 웬만한 높이에서는 떨어져도 부품이나 외관이 안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코털을 만지면 부끄러워하며 묘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소리는 실제 바다표범 새끼의 소리를 그대로 디지털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기판이나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는 수작업으로 이루어 진다. 제조사에서는 최대한 실제 바다표범 새끼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세계 최대 바다표범 서식지인 캐나다에서 생태조사를 하였다고 한다. 또한 최대한 실물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전문 트리머가 얼굴이나 몸체의 트리밍을 한다. 감성로봇 답게 파로의 인공지능은 2개의 32비트 RISC칩과 7개의 8비트 마이크로컴퓨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비키타스라는 고도의 센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충전하는 모습이 꼭 어미의 젖을 먹고 있는 모습으로 귀엽다. 충전기의 끝부분이 젖꼭지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며 입을 벌리고 우유를 먹이듯이 젖꼭지를 물려주면 충전이 된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실제 바다표범의 새끼 사진이다. 맨 밑은 파로의 사진이다. 사진만 놓고 본다면 실제와 파로가 거의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많이 닮아 있다.


일본에서는 여러 연구결과 및 실 사용경험을 바탕으로 파로가 실제 심리치료효과가 크다고 판단하여 몇몇 지역에서는 파로를 요양기관이나 노인 복지시설, 아동 복지시설, 유치원 등에서 구입을 할 경우 50%의 비용을 지원해 준다고 한다. 심리적 치료효과가 뛰어나고 간호업무 등의 비용 감소원인이 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파로의 세라피효과는 2002년 기네스북에도 오를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


항상 테크니컬하고 화려한 로봇만 보아오고 또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파로는 실망을 줄 수도 있지만 노약자나 환자, 심리적 상태가 불안정한 어린이 등에겐 누구보다 다정한 친구가 되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비록 이동을 하지 못한다는 로봇으로는 어찌보면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지만 감성로봇인 파로에게는 굳이 이동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 상대의 기분에 맞춰 반응하고 늘 가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필자와 같은 사람에게 오면 복실한 털 때문에 먼지 걸레로 사용되는 불운(?)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일은 아마 없을 것이고 많은 감성적인 치료를 요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는 로봇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가길 기대하며 우리는 너무 놀이를 위한 로봇에만 열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 본다.











































일본 산업기술 종합연구소
PARO

재질: 인공모피(수작업)
기능: 심리적 세라피
구성: 2개의 32비트 RISC칩
7개의 8비트 마이크로컴퓨터
유비키타스 센서, 음성인식 등등
참고 사이트
www.paro.jp


370,000엔

2007년 현재 일본 현지 판매중(주문판매 방식)

화려하진 않지만 친근함을 느끼게 해 주는 감성로봇, 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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