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필자는 연필로 필기를 한다. 연필의 사각거리는 느낌도 좋았지만 노트를 덮어 버리는 볼펜의 강렬한 느낌이 싫어진 것도 한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연필로 이것저것 필기를 하는데 이럴때는 연필이 어울리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연필의 매력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필자가 느끼는 연필의 매력은 생각의 조각을 깎아 내는 듯한 사각거림과 노트에 융화되는 자연스런 질감이라고 생각한다.

연필이라고 하면 너무 흔한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고정된 형태속에서 꾸준히 발전해 온 아이템이기도 하다. 오늘은 250년 동안 한결같이 연필과 색연필을 만들어 온 독일의 파버카스텔(Faber Castell)의 연필을 살펴 보기로 하자.

파버카스텔이라고 하면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인데,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육각연필의 시초가 바로 파버카스텔의 "9000"이라는 모델이다. "9000"이 출시된 지는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그 외에 또 잘 알려진 제품으로는 "그립존"이라는 디자인 연필과 트위스트 볼펜이 있다. 소개할 제품은 UFO 퍼펙트 펜슬 모델이다. 주황색의 약간 짧은 듯한 연필 3자루와 보호캡, 연필깍이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으니 특별히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만 파버카스텔의 연필은 그립감이 뛰어나고 필기감이 부드럽고 연필심의 강도가 높아 잘 부러지지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퍼펙트 펜슬 시리즈에는 연필보호 캡과 연필깍이가 하나로 만들어진 클립형 캡이 있는데,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연필을 깎을 수 있고 또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캡 안쪽에는 4개의 클립이 있어 굵기가 다른 연필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연필깎이도 웬만한 연필은 다 사용할 수 있다.

연필을 사용하다보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이 아무래도 연필을 깎는 것일텐데, 이 제품은 그러한 불편함을 아주 간단하고 편리하게 해결해 준다. 보통 기차나 집 모양의 큰 연필깎이로 깎거나 아니면 조그만 연필깎이로 깎아야 하는데, 상당히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위의 클립형 캡을 사용하면 연필을 보관도 할 수 있고 쉽게 깎을 수도 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날이 무뎌지면 연필깎이 부분은 버려야 한다는 것인데, 리필은 팔지 않으니 다시 세트를 구매할 수 밖에 없다. 가격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까지 9000모델과 UFO펜슬, 그리고 위의 그립2001이라는 모델밖에는 사용해 보지 않아서 전체적인 느낌이 어떻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쉽게 닳지 않는 연필심의 강도는 인상적이다. 한번 깎아서 보통 연필을 2~3번 깎을 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시중에는 한다스에 1000원도 안하는 연필도 있고 파버카스텔처럼 몇 만원 하는 제품들도 있다. 어느게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냥 사용해 보고 느낌이 좋고 자신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사용하면 될 것이며 필자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은 파버카스텔의 연필로서의 성능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연필을 사용하는 환경 즉, 사용자를 고려한 그들의 장인정신이다. 필자가 이 연필을 사용하면서 느낀점은 예전 연필을 사용하면서 느낀 불편한 점, 연필심이 자주 부러진다던가, 그립감이 나쁘다던가, 연필심 가루가 많이 떨어진다는 그런 점들을 거의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거기에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연필을 깎을 수 있게 보호캡과 연필깎이를 일체형으로 만든 점은 출시된지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파버카스텔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지나가면서 주위의 다른 흔적을 덮어버리거나 심지어 노트마저도 덮어버릴듯한 볼펜에서는 찾기 어려운 연필만의 조화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기획을 하거나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가끔씩 연필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파버카스텔
	UFO 퍼펙트 펜슬세트
	구 성: UFO펜슬 3개, 연필깎이 겸용 클립형 캡 1개 재 질: 삼나무
	국내판가: 28,800원
	2007년 5월 현재 판매 중
	연필깎이를 휴대한 파버카스텔 펜슬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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