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종류는 많은데, 실속은? 자가충전 라디오
종류는 많은데, 실속은? 자가충전 라디오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7.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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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와서는 안되는 그날을 기다리는 상품이 있다. 바로 자가충전 라디오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자연재해가 많은 탓에 여러가지 재난구재 용품이 나와 있지만 국내에는 찾아 보기가 힘든 것 같다. 얼마 전 많은 생명을 앗아간 쓰나미 때문에 한때 이러한 구재용 상품이 반짝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인간의 망각은 생각보다 빨라 벌써 오래전 이야기가 되었고 또다시 `설마 나에게 그런일이 있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재용 상품이 팔리지 않는 이유가 그러한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단순히 기능상으로만 보자면 위의 상품도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할 것 같다. 말하기 좋아 하는 사람들이야 디자인이 어떻고 기능이 어떻고 할말이 많겠지만 정작 이런 상품이 잘 팔리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우리의 디지털 생활패턴의 변화와 실용성의 의문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이렇게 수고스럽게 에너지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맵집 좋은 대안 상품들도 나와 있으니 말이다. 오늘 소개할 상품도 다목적 자가충전 라디오인데 생각보다는 재주가 많은 녀석이지만 여타 다른 자가충전 라디오와 비슷한 운명을 겪을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이 제품도 단품으로 유통되기 보다는 사은품으로 많이 유통되는 제품이라 패키지가 간단하다. 가로 5cm 세로 12cm정도의 작은 크기지만 재주가 많다. 다양한 휴대폰을 지원하는 커넥터가 3종류 들어 있고 이어폰과 천으로 된 케이스가 부속품으로 들어 있다. 일본 내수용이라 24핀은 없는데 국내에도 비슷한 상품이 나와 있는 것 같았다. 총 10가지의 재주를 가지고 있다.



중간의 V가 볼트를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크기에 많은 기능을 넣다보니 모양이 조잡한 느낌이 들지만 중국산 치고는 마감이나 퀄리티가 뛰어난 편이다. 기능을 하나씩 설명하자면...


1. 자가발전을 이용한 휴대폰 충전
2. 옆구리의 연결단자를 이용하면 9V 각전지를 이용한 휴대폰 충전(2시간 통화가능)


3. 동봉된 USB케이블을 컴퓨터에 연결하여 휴대폰 충전(이건 좀 억지스럽다)


4. 백색 LED를 이용한 후레쉬 기능


5. AC단자를 이용한 후레쉬 기능


6. 사이렌 및 구난등 기능


7. TV청취기능(FM청취)


8. AM청취기능


9. 스피커 기능(이어폰 청취 가능)


10. 나침반 기능


이상의 기능이 있는데,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고 줄이면 라디오 기능, 충전기능, 후레쉬 기능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옆구리의 9V각전지 단자가 다른 자가 충전기에서는 볼 수 없는 기능인데, 9V볼트 전지를 구입하느니 충전 서비스를 받는게 좋지 않을까, 아니면 등산이나 마트가 없는 곳으로 갈때는 9V각전지도 같이 가지고 가야 된다는 건데 이래서는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키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부드러운 회전으로 사용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자가 충전의 한계상 정말 답답함을 풀 정도의 사용밖에는 할 수가 없다. 필자가 사용해 본 바로는 그나마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후레쉬기능으로 차내에 두었다가 급할때 사용하기에 충분했고 라디오와 사이렌은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정말 위급한 경우 얼만큼의 성능을 보여 줄지는 미지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휴대폰이나 PMP등이 다양한 멀티미이디어 기능으로 배터리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집, 사무실 등 가까운 곳에 충전할 수 있는 어답터가 항상 존재하므로 이러한 상품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등산용 배낭이나 차내에 깊숙히 묻혀 있다가 정말 긴급한 순간에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할 때를 기다리는 조금은 외로운 제품이지만 사실은 그러한 상황적인 위협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 다분히 상술적인 제품이 아닐까 싶다. 한번 상상을 해 보자. 추운 겨울 등산을 갔다가 길을 잃었다. 휴대폰 배터리가 나갔지만 다행히 가방 안에는 위 상품"방재수호신"이 있었다. 꺼내서 한 20~30분 열심히 돌려서 외부와 통화를 하고 구조요청을 해서 15분 후 119가 출동해서 헬기로 구조되었다. 사실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 정도면 걱정도 안할 것이다. 자, 이번엔 운이 없게도 길을 잃고 방황하다 미끄러져 휴대폰이 파손되었다고 해 보자. 가방 안에는 역시 `방재수호신`이 있었지만 휴대폰을 대신할 수는 없다. 열심히 돌려서 라디오를 듣지만 그냥 라디오를 들을 뿐이다. TV시청은? 그것도 그냥 길을 잃은 초기에 심심풀이로 사용할 수 밖에는 없다. 시간이 지나고 점점 지쳐간다. 사이렌을 울려 보지만 사실 목소리가 훨씬 크다. 사이렌보다는 적색 LED가 그나마 효과가 있어 보이나 그냥 돌리는 힘으로 `Help me!, 살려 주세요!`가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가 닿을 거리에 사람은 없다. 하는 수 없이 밤하늘 별을 보고 방향을 잡고 나침반을 사용해 보지만 정교하지 않아 길을 잡기가 쉽지 않다.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 멀리 있는 불빛을 확인하고 후레쉬를 이용해 밤길을 밝히며 불빛을 찾아 간다는 스토리가 나와야 하지만 먼저 내려간 친구들이 조난 신고를 내고 신고를 받은 119에서는 통신사에 연락해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힌 위치를 확보하고 헬기로 수색 잡업을 벌려 2시간 만에 구조되고 같이간 친구들에게 다시는 이런데 안 데리고 올거라는 핀잔만 듣는다. 좋게 말하면 디지털의 보호를 받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디지털 감시하에 있는 것이다. 휴대폰 충전이나 후레쉬 기능은 충분히 쓸만하지만 막상 다른 기능들은 큰 필요가 없는 토이 개념의 구색적인 기능이 아닐까 싶다. 평소 안전수칙을 생활화 하고 가방에 여유가 있다면 하나쯤 넣어 두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의존할 만한 제품은 아니다.











































센츄리
방재수호신

기능: 자가충전라디오


전원: 자가발전


크기: 약 5cm(W) x 12cm(H) x 4.5cm(D)


1,980엔

2007년 1월 판매예정

결코 와서는 안되는 그날을 기다리는 외로운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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