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로비의 변신은 무죄, Robot X Sharpener
로비의 변신은 무죄, Robot X Sharpener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6.06.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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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발달된 문명은 오락,편의시설,교통,각종 매체등으로 우리에게 좀더 윤택한 생활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생활이 편리해지고 윤택해진다고 해서 행복지수가 비례해서 높아지는건 아니다. 어릴때 학교 앞 문방구점에서 100원짜리 조립식 장난감을 가지고도 행복한 시절이 있었던반면, 요즘 초등학생들에게는 이미 그정도 수준으로는 행복은 커녕 짜증부릴지도 모른다. 이처럼 발달된 문명은 사람들의 행복지수마저 하염없이 끌어 올리고 있다. 가끔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가 어릴적 기억을 떠올려 문방구를 기웃거리기도 하는데 문득 눈에 익은 제품들이 보이면 피식~ 웃어버리곤 한다. 보는것만으로도 옛날의 그리움과 만족감이 다시 떠오르는듯해 금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도 세련되고 이쁜전화기 보다는 고풍적인 엔틱전화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양철로 만든 틴토이 종류를 수집하는 매니아들도 늘고 있다. 이렇듯,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아톰이나 키티처럼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않는 영원한 캐릭터가 자리잡고 있어 지금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늘 소개할 제품도 틴토이에서 양철로봇으로 자주 만들었던 "로비 연필깍이"이다. 이 로봇을 처음 본사람도 이름까지는 몰랐어도 왠지 눈에 익은 디자인에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예전에 "아이디어홀릭"에서도 로비를 소재로한 레코딩 타이머 제품을 소개한적도 있는데, "로비"는 1956년 "금지된 행성"이라는 공상과학 영화에서 최초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으로 등장했다. 그후로도 로비의 모양을 본따서 여러영화에 쓰여지기도 했으며 관련된 제품군들만해도 어마어마하다. 한마디로 "로봇은 이렇게 생겼다"라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인식시켜준 캐릭터가 바로 "로비"다. 모양에 걸맞게 양철 제질로 자주 만들어졌었던 로비가 이번에는 플라스틱 제질의 연필깍이 제품 "Robot x Sharpener"가 나왔다.



이 제품의 크기는 약 10.5x3.5cm라는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사이즈에 투명한 머리모양을 한 무관절로봇 이다. 검은색과 붉은색의 두가지 제품이며 투명한 박스를 벗겨보면 부드러운 철사가 팔과 다리부분에 꽁꽁 묵여져 있어 조금은 재미있는 모양을 하고있다. 그리고 내용물은 연필깍기 본체와 태엽, 그리고 일본어로된 설명서가 있는데 설명서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은 적혀있지않다. 디자인처럼 사용법 또한 간단하다는 이야기이다. 로비의 몸통 뒷부분에 보면 로켓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것을 아래로 살짝 밀어주면 연필을 삽입하는 구멍이 나온는데 이 구멍이 두가지 일을 한다. 이 구멍에 연필을 넣고 돌리면 연필이 깍이면서 자동적으로 태엽도 같이 감기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래서 연필을 다깍고 로비를 바닥에 내려놓으면 차르르~태엽이 풀리는 소리와함께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데 태엽이 끝가지 감겼을경우 30초정도 움직인다. 그리고 깍여져나간 연필의 나무부분이 동글동글하게 투명한 머릿속에 쌓여 마치 인공지능뇌를 담아놓은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 낸다.



"Robot x Sharpener"의 연필깍기로써의 기능을 보면 칼날의 각도가 잘잡혀있어 연필을 깍았을때 뭉툭하지도 않고 길지도 않게 깍이는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휴대용 연필깍이는 뭉툭하게 깍여 자주깍아 주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Robot x Sharpener는 적당한 길이로 깍아주어 연필깍이로써의 기능에 손색이 없다. 다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태엽을 감는 기능이 있어서 연필깍는 구멍안을 자세히 보면 올록볼록 튀어나온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태엽을 감을때 걸리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준 것인데 이것이 동그란 연필을 깍을 때 문제가 된다. 사이즈가 안맞아 걸릴때가 많다. 그리고 무리하게 집어넣어 깍았을 경우 연필에 흠집이 나기쉬운 구조이다. 하지만 일반 육각형의 연필이라면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이상 깍을 연필이 없어졌다면 내용물에 담겨있는 태엽을 사용하여 로비의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언제든 볼 수 있다. 관절이 없는 팔부분을 보면 무언가를 잡으려는듯한 손모양을 하고 있는데 연필이나 가는 볼팬을 끼워보면 마치 연필을 운반하는 듯한 로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뭔가 로봇으로써 부족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그 모자람 이야말로 로비의 매력이라고 할수있다. 미의 상징으로 사람들은 비너스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비너스가 팔이 달려있다고 생각해보자! 그건 더이상 미의 상징이 아니게 되고 말것이다. 모자름의 미학이랄까 사람들은 팔이 없는 비너스를 보며 원래는 있었을 팔이달린 비너스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상상을 한다. "상상은 대상을 더욱더 아름답게 하는게 아닐까" 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팔이없는 비너스가 미완성의 미학이듯, 관절이 없는 로비야 말로 사람이 만들어낸 최초의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것이다. 좀 억지스런 표현이다...^^



세월이 너무 흘러 로비의 초상권이 없어진 탓인지 로비를 이용한 제품이 상당히 늘어난 것 같다. 오늘 소개한 연필깎이 기능의 로비는 프라스틱 재질과 마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는다. 그리고 실 연필을 깎았을 때의 깔끔함도 덜한것 같다. 너무 힘을 주어 깎으면 연필심이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연필깎이 기능이 목적이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않은 제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로비자체가 불완전한 로봇이라 그런지 성능에서 떨어지지만 그것 자체도 인정이 되는 것을 보면 외관과 기존의 인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20대의 성인이 겉모습은 중학생 정도일때 보통의 사람은 그 사람이 하는 많은 실수를 어려서 그렇다고 이해해 주는 것처럼 말이다. 로비도 이제 태어나서 중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의 마음엔 여전히 미숙하고 미완성의 로봇으로 남아 있으며 어떠한 형태로 변화를 하든 진지함 보다는 유머스러움과 불완전의 대명사로 비춰질 것이다.











































미확인
로비연필깎이

연필깎이


프라스틱(태옆장난감)


714엔

2006년 현재 판매중

연필깎이의 기능적 특성을 이용한 태옆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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