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 신문에서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초등학교 아들의 수학문제를 풀지 못해 난감해 했다는 기사를 보고 우습기도 했지만 베컴이나 필자나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필자야 초등학교 다니는 애들이 없어 그런 문제를 물어 올 걱정이 없지만 가끔 조카들이 풀고 있는 문제집을 곁눈으로 흘깃 쳐다보면 "도대체 내가 저걸 배웠던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아마 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넘어가면 이제는 수학이 아니고 그야말로 산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그것도 초등하고 2,3학년을 넘지않는...지금 초등학생들은 19단을 외운다고 하니... 19x19는 얼마지?
언제부터인가 필자는 계산기에 유독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 같고 일본의 디자인 전문회사의 LC-104계산기를 하나 마련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차에 출장길에 하나 구매를 하게 되었다. 요즘이야 숫자패드 겸용의 계산기도 많이 나와 있고 저렴한 계산기도 많이 있지만 블랙바디에 외곽을 흐르는 실버라인이 마음에 들었다. 키는 노트북에서 주로 쓰이는 패드방식을 사용하였다.
사실 이 계산기가 인기를 얻게된 계기로는 뛰어난 디자인이나 성능도 한몫을 했지만 조금은 익살스럽고 억지스러운 사용상의 주의가 큰 역할을 했다. 슬림하고 깔끔하니 카드 대용으로 사용하지 마시오. 브래지어로 사용하지 마시오. 연으로 사용하지 마시오 등 정말 너무나 억지를 부리고 있다. 하지만 두꺼운 설명서보다는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발상인 것 같다.
패널부위가 각도 조절이 안되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12자리까지 지원되는 넓은 패널에 부드러운 터치감의 키패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키패드의 배열이 조금씩 틀어지는 현상이 있는데 아마도 노트북의 키패드와는 달리 밑면의 고정부위가 약해서 그런 것 같다.
기본적으로 태양광을 이용해서 작동을 하나 뒷면에 보조 배터리가 들어간다. 4개 모서리에는 고무패드가 장착되어 밀리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보기보다 무게도 제법나가는 편이다.
계산기의 기능도 뛰어나지만 사용할때의 편리함도 다른 계산기와는 차별이 되는 것 같다. 키패드도 일반컴퓨터 키보드처럼 떼어내서 청소를 할 수 있고 부드러운 재질의 무광처리로 지문이나 손떼가 잘 묻지도 않는다.
i-Pod 맥미니를 카피한 전자계산기다. 뒷모습만 멀리서 본다면 맥미니로 착각을 할 정도로 많이 닮았다. 계산기의 색상도 맥미니의 색상과 거의 비슷한 블루, 그린, 화이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맥미니용 케이스도 사용할 수 있을까 싶어 케이스에 넣어보았지만 크기가 좀 더 커서 그런지 들어가지 않는다.
화면과 키들이 전체적으로 위로 치우쳐 있어 조금 이상해 보이지만 한손으로 잡고 사용을 할때는 의외로 편한 점도 있다. 기능은 아주 단순하고 핵심적인 기능만 들어가 있다. 특이한 점은 맨위의 4개의 키들이다.
계산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태양광 충전기능이 없고 배터리를 사용해서 사용하며 LCD의 화질도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이 제품이 가장 큰 특징은 2라인을 지원하며 도량형 환산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좌상단의 첫번째 버튼이 원하는 도량형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선택버튼이며 그 다음 2번째 버튼은 알고 싶어 하는 형태를 선택하는 버튼이다. 그리고 CAL은 계산기 기능으로 전환할때 사용하는 버튼이다. 그리고 그 다음이 SET버튼인데 예를 들면 세금을 미리 셋팅하여 준다던지 오늘의 환율을 미리 입력해 놓고 계산해서 볼 수 있다.
8자리까지 밖에 지원이 안되는 계산기 기능은 아무래도 옥의티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 기본이 억,억하는데 억도 표현을 못하다니...
10인치는 얼마이고 10갤론은 얼라는 것을 2개의 라인을 통해서 빠르게 확인할 수가 있다. 필자가 특히 재미있게 보안던 기능은 환율계산 기능과 택스계산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업무 특성상 해외를 자주 나가는 필자에게는 환율 자동계산 기능이나 택스 계산기능이 여간 편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8자리까지 밖에 지원이 안된다는 점은 일반인들에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많은 계산작업이 필요하지 않고 소액 위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제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