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을 강조하는 세련된 디자인의 포터블 디바이스가 엔터테인먼트의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데이터의 사이즈가 혁신적으로 압축되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MP3플레이어, DivX라는 1회용(개발되었지만 버려진) DVD의 변형 포멧이 다수의 PC사용자들사이에서 대중화 되기 시작하면서 PC영화파일의 대표격으로 변해버려 PMP라는 소형 동영상 멀티플레이어, 그리고 지금은 세계 최초로 서울, 경기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위성TV용 DMB지원 기기들.. 이 모든 기기들은 새로운 기술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개발된 기존에 없었던 제품들이다.
물론 이렇게 다양하게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들의 이면에는 각자가 살아남기위해 기존에 존재하던 기능들이 합쳐지는 경우가 많다. MP3기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 DMB기능의 PDA, 포토뷰어를 갖춘 MP3플레이어등 다양한 스타일과 욕구를 갖춘 소비자들을 위해 이리저리 조합된 새로운 제품이 개발된다. 특히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신세들이나 쓰지도 않는 많은 기능들을 갖춘 기기들 더 많이 선호하는 21세기 인류에게는 이제 멀티플레이어가 아닌 제품들은 경쟁력을 갖기 힘들게 됐다.
그런 시대를 반영한 탓인지 얼마전 출시된 아이리버의 D20이라는 이 새로운 전자 사전은 기존에 고만고만하던 사전들에 비해 정말이지 혁신적일정도의 다양하고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일단 사전만 하더라도 국어, 영한, 한영, 일한, 한일, 중한, 옥편, TOEIC, IDIOM, 수능관련, 유의어, 비지니스, 뉴스영어백과사전, IT용어사전 등 14개이상의 290만 표제어를 갖추고 있으며, MP3플레이어 브랜드답게 MP3플레이어 기능은 물론(MP3, WMA. ASF, OGG-Q10까지지원) FM라디오, 보이스레코딩, E-book을 통한 전자서적 읽기와 포토뷰어(Jpeg, Bmp, Gif포멧지원)를 지원하며 간단한 게임도 즐길수 있다. 그럼 제조사에서 밝히고 있는 D20의 기능들을 좀더 구체적인 표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아이리버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사양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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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인치 26만 와이드컬러 액정스크린을 지원하는 일도 기존의 흑백LCD로 일관하던 전자사전시장에서 보기드문 일이다(재생시간을 높이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컬러액정디스플레이는 전력효율이 좋지 않을거라는 필자의 편견을 깨고 D20모델의 사전재생시간은 최대 22시간이라고 제작사는 밝히고 있다. 물론 제작사가 밝히는 최대시간에는 많은 신뢰가 필요하겠지만, 3.7V리튬폴리머를 내장한 덕분에 일반베터리를 사용하는 사전에 비해서 훨씬 많은 전력을 기기에 공급해줄수 있게 된 사실은 반가운일이 아닐수 없다. 게다가 휴대폰 충전기와 동일한 24핀 커넥터를 겸비해 이동시에도 별다른 고생없이 기기를 충전할수 있다는 점도 D20의 매력포인트다.
제품의 사이즈는 176×81.9×26.7mm며 무게 369g으로 기존의 전자사전들에 비해 다소 길고 묵직하다는 느낌이다. 종이사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볍고 고급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작고 아담한 사이즈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PSP보다도 무게감이 있는 D20에 적응하기에는 다소 적응기간이 필요할것으로 보인다. 블랙과 와인빛의 레드컬러 외관은 그로시한 유광으로 채색되어 있는데, 사실 구매에는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이 그로시 컬러코팅으로 인해 가방속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터프하고 튼튼해야하는 사전을 스크래치나 손자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신경쓰이는 부분은 실용적이어야 할 전자사전으로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사실 이 D20의 장점은 옆으로 널찍한 와이드 컬러화면과 더불어 노트북같은 키감을 가진 키패드에 있다. 뭐 키패드가 그냥 눌러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문자를 입력하는 키패드가 불편하면 장시간 사용시 쉽게 피로가 생기고 사전의 사용빈도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PC의 경우 멤브레인식이냐 기계식이냐를 놓고 키보드 매니아들사이에서는 동호회나 포럼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자를 입력하는 일이 사용자들 사이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D20의 키패드는 노트북의 자판입력감과 비슷하다. 키패드 하나하나의 사이즈가 손가락이 작은 사용자들에게도 편리하도록 큼직하게 설계되어 있어 키가 작은 소형 전자사전에서 범하는 글자 입력 오류를 줄일수 있다. 게다가 책상위에 놓고 쓰는 사전이기에 바닥의 고무파킹을 제공해 미끄럼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글자만 찾아주는 사전을 넘어서 컴퓨터에서 가능했던 TTS(Text To Sprach)기능 또한 현존하는 최고의 Nuaunce사의 음성기술 엔진을 내장하고 있어 영어는 물론 발음이 쉽지 않은 중국어 까지 내장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해 알기쉽고 정확하게 발음해준다. 기계음에 가까운 모노스피커의 기존사전들에 비해 네이티브의 발음에 상당히 근접한 단어 읽기 기능은 어학공부를 막 시작한 사람들이나 정확하지 않은 발음을 잘못알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발음만 알아도 단어를 찾아주는 일명 차이코프스키라는 기능도 D20은 제공하고 있는데, 외화나 얼핏발음만 들어본 단어의 뜻도 한글로 발음을 입력해 찾아낼수 있는 새롭고 재미있는 기능이다. 그외에도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사전처럼 철자를 정확히 모를때 BlackWord기능이나 WildCard같이 스펠링 사이에 *나 ??같은 부호만 첨가해주면 비슷한 표제어를 알아서 찾아주는 유용한 기능도 가지고 있으며 찾은 단어의 내용중 또다시 뜻을 모르는 단어의 내용을 찾고자 하는 경우 사용할수 있는 점프기능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수 있다.
카시오 전자사전에서 장점으로 부각되었던 줌기능도 역시 이 D20에서 사용되었는데 12/16/24포인트까지 텍스트의 크기를 변경할수 있도록 해 고해상도의 작은 글씨에 불편을 느끼는 사용자들을 배려했다. YBM시사에서 제공하는 115만 표제어와 315만의 엄청난 어휘수를 자랑하는 사전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주소록, 메모장, 스케줄, 계산기, 켈린터, 세계시간등 PDA의 파워풀한 전자수첩기능도 충실히 해내고 있기 때문에 노트북 스타일의 키패드는 사용자에게 좀더 적극적인 사용성을 제공할수 있다. FM라디오의 경우 안테나때문인지 이어폰을 꽂아야만 채널선택이 가능하며 외부 SD/MMC카드 슬롯으로부터 플레이가 가능한 MP3플레이 기능도 별도로 판매되는 리모컨을 사용해야 좀더 MP3플레이어 같이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D20은 PDA가 변형된 전자사전같은 느낌이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의해 변형되는 기기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마치 PDA에 키패드를 붙이고 사전소프트웨어를 깔아놓은것 같다. 물론 소프트웨어 베이스의 네비게이션 디바이스 아이나비보다는 처리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기존의 사전들과 비교해 고가의 D20은 소비자들의 주머니사정을 그다지 고려하고 있지 않는것 같다.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에 인스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메모리카드로부터 이 강력한 사전소프트웨어를 적용할수 있다면 오히려 PDA보다 더 대중적인 노트북에서 딕플의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맛볼수 있는 기회를 많은 사용자들에게 제공할수 있을것이다. 게다가 D20이 펌웨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조어나 추가되는 단어들, 그리고 기능들을 업데이트 한다면 부디 마우스를 통한 포인터 인터페이스도 지원해 빠르게 다양한 기능을 선택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