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ipod nano by apple compu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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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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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늘 자신들이 만든 플레이어를 새로운 제품의 타겟으로 생산하는 제품 브랜드 중 가장 심플하면서 명료한 디자인과 기능을 제시하는 회사는 애플밖에 없을 거다. 덕분에 애플의 추종자들은 CEO 스티브잡스가 늘 사람들을 흥분속으로 몰고 가는 새로운 상품들을 바라보면서 환호성을 지르면서 군침을 흘린다. 그도 그럴것이 애플의 상품들은 하나같이 기존의 상품들에 즐비했던 아이디어나 제품의 재료를 그들의 상품에 적용시키지 않기 때문에 신제품이 출시되어도 사용자들은 늘 즐겁고 행복하다.






제품디자이너들에게 있어 디자인을 뽑아 내는 일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 제품을 이루는 소재에 대한 공부라고 했던 어떤 유명한 제품디자이너의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 제품 디자인은 그래픽처럼 눈으로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체험하는 데에서 더 큰 기쁨을 갖는다. 애플의 아이팟이 특히 그런 모델 중 하나다. 초기 하드드라이브가 내장된 모델부터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 가진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표현해 내고 상품화 했다. 그것은 재료를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애플의 뛰어난 디자이너적 감각이 아닐런지, 그런면에서 보면 스티브잡스는 단지 제품을 팔고 이익을 거두는 판매자가 아닌 진정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내는 뛰어난 전략가인듯 하다.





금번 아이팟 나노는 기존의 아이팟 미니를 대체하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팟 미니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그 놀라우리 만큼 작은 사이즈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있다(여기서 액정이 없는 셔플은 잠시 논외로 하기로 하자) 그런데 여기 컬러액정까지 내장한 아이팟 나노는 명함보다도 작고 그 얇다고 소문난 레이져폰보다도 얇다(두께 6.9mm). 한마디로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정말 얇은 MP3플레이어가 아닐수 없다. 기본적인 느낌은 하드타입의 아이팟을 압축해놓은 듯 한데, 디자인은 초기의 하드타입 모델과 매우 흡사하다. 전면은 각진 플라스틱 표면아래 흰색 컬러가 입혀져 있고 후면에는 알루미늄의 광택넘치는 표면 위에 애플의 로고와 각종 기능문구들이 그라인드 되어 있다. 이번 모델도 기존의 아이팟 시리즈들처럼 매우 받들어 모시지 않으면 않될 정도로 생활기스에 민감한 표면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재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처음 은색으로 새겨져 있는 나노의 로고패키지를 개봉하는 순간 반짝거리는 나노를 꺼내드는 순간 그 짜릿함은 그져 마구 던지며 과격하게 다루는 통상의 포터블 플레이어와의 차별을 구분지어 준다. 일단 보고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히 가치로운 제품이기에 아이팟 나노를 소유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필자가 가졌던 기존의 제품들과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가지게 해준다. 제품을 손에 쥐면 과연 이녀석이 정말로 작동하는 지, 꼭 무슨 목업 제품같이 너무 가볍고 얇아서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전원을 켜는 순간 그 웃음은 놀라움으로 바뀌고 손바닥위에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애플의 특허(?)라고도 불리는 클릭휠 시스템은 역시 아이팟 나노에서도 사용된다. 아이팟 포토의 기능도 고스란히 이곳에 녹여 놓아 기가바이트급의 플래시메모리속에 수백개의 사진과 음악을 섞어가며 감상할수 있다. 일단 1.5인치 컬러액정으로는 JPEG, BMP, GIF, TIFF, PNG와 심지어 포토샵 전용의 파일 포멧인 PSD까지도 재생을 할 수 있다. 액정의 해상도나 선명도가 상당히 뛰어난 편이며 재생 리스트를 12개의 작은 썸네일로 한번에 검색하거나 또는 전체화면 보기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클릭휠로 단번에 수백개 혹은 수천개의 이미지파일을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게다가 슬라이드쇼 모드에서 지원하는 트렌지션 이펙트를 사용하면 독특하게 전환되는 화면 효과를 통해 사진을 감상하는데 있어 색다른 느낌을 받게된다. 음악기능만 있었던 아이팟 미니에서는 필요치 않았던 화면 잠금 기능이 아이팟 포토의 그것을 수용하면서 이번 아이팟 나노에서는 외부인은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면 접근을 할수 없도록 별도의 화면 잠금장치 기능도 제공한다. 휠인터페이를 마치 금고를 돌리듯 번호를 맞추는 일도 상당히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다!





단지 사진을 보는것에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사진을 보면서 음악을 감상할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있고 음악을 감상하면서는 아이튠즈를 통해 저장했던 앨범 표지라던지 곡의 가사를 텍스트로 읽을 수 있는 색다른 기능도 제공해 준다. 아이팟 나노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적인 MP3플레이어와는 달리 외부기기로 인식된 플래시 드라이브속으로 음악이나 이미지 데이터를 그냥 드레그 한다고 해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튠즈라는 전용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만 앨범을 관리하거나 사진데이터를 아이팟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불법 음반데이터들을 공유하는 사용자들 때문에 현재나 앞으로도 실현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는 별다른 마케팅 비용의 지불없이 음악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지키면서 음원사용에 대한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고급스러운 장치중 하나다. 그러나 그런 소프트웨어적인 방어장치 때문인지 아이튠즈없이 음악을 자유롭게 드레그 카피하고 싶은 사용자들에게는 XPLAY라는 별도구입의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아이팟도 여타 플래시드라이브 베이스의 플레이어들 처럼 편리하고 자유롭게 음악을 카피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음악을 무단으로 복제하고 배포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궂이 이렇게 불편한 소프트웨어적인 장치나 또 그것을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는 아마 필요없는 일이었지 않나 생각된다.






앨범표지나 가사같은 경우 아이튠즈에서 자신이 원하는 곡의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클릭해 별도로 설정과 관리를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자주듣는 곡을 한번 세세하게 작업해 주는 과정을 통해 그저 귀로만 듣고 즐겼던 음악에 대해 좀더 깊이 있게 알게되는 계기를 갖게 해준다. 특히 요즘처럼 음악도 인스턴트식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그 음악은 누가 불렀고 또 어떤 장르이며 최소한 가사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정도는 한번쯤 파악해 보는 일도 일상의 새로움을 더해 준다.





의도적인 디자인인 것같은 아이팟 나노의 이어폰 단자는 보통 위쪽에 달려있었던 이어폰 단자의 플레이어를 접하던 사용자들에게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아니 오히려 몸에서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하단의 이어폰잭 슬롯은 눈으로 즐기는 오디오기기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손으로 쥐고 있는 음악을 보면서 즐기는 나노의 하단 이어폰 잭 슬롯은 주머니에 넣거나 기기를 꺼내 손으로 쥐고 기기를 컨트롤 하는 관점에서 보통 화면위로 튀어나와 거슬렸던 줄이 손아래를 타고 자연스럽게 줄이 가려지면서 내려가는 어고노믹스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인지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정도로 너무나 편한 디자이너의 배려와 세심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플래시 드라이브가 들어 있는 2기가나 4기가 모델은 지금까지 판매되었던 MP3플레이어의 최고 용량이었던 1기가 모델의 가격에 비해 상당한 가격적인 메리트도 가지고 있다. 역시 인터내셔널한 애플의 브랜드 파워일까? 삼성전자의 메모리칩을 장착하고 있다는 신뢰감과 가격경쟁력에 있어 디자인 이외의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나노라는 이름으로 미니의 뺨을 치는 애플의 이번 깜짝파티는 타 MP3플레이어 제작사들에게 분명 가슴조리며 지켜보는 축제가 아닐까?







P.S. 비하인드 스토리...


아이포드나노를 빨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발표되는 순간 손은 이미 문을 열고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로 가고 있었다.
갑자기 한 발표라 사람들이 미처 모르고 있을거라 예상하고 조금은 느긋한 마음으로 차를 몰았는데...


(참고로 사무실에서 아키하바라 전자상가까지 약 7분 정도 걸린다. 그러니까, 총 15분 정도가 소요된 것 같다.)


이미 문밖까지 늘어선 행렬...놀라운 광경이다. 저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회사에는 무슨 핑계를 대고 나왔을까?


처음 방문한 상가는 이미 재고소진, 두번째도, 세번째도...음...열 세번째...있단다...재고가...


검은색, 흰색 하나씩 달라고 했는데, 검은색은 없고 흰색만 그것도 이제 2개 남았다고 한다. 순간 뒤 사람을 힐끗 쳐다 보았다. 사람이 어쩜 저렇게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싶었다. 빨리 나온다고 카메라를 두고 온 것이 후회가 된다. 그리고 그 뒤로 있는 사람들의 얼굴엔 낙담한 표정이 어른거린다. 예약이라도 하고 가려고 기다리는 축 처진 사람들...


속으로 만세를 부르며 조용히 빠져 나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애플이라는 회사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왜? 한국에선 기를 못 펼까?



모든 아이디어홀릭 회원들이 잠시나마 즐거운 신상품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고 고향 가는 길에 즐거움이 가득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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