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변하지 않는 명품 브랜드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
변하지 않는 명품 브랜드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4.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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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굴지의 기업 2개가 있다. 이들 업체에 대한 덴마크인 들의 자부심은 놀랄 정도로 대단하다고 한다. 지난번 기사에서 다룬 적이 있는 장난감 회사 레고가 그중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가 오디오 전문 업체인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이다. 매니아 사이에서 `오디오계의 BMW`라 불리고 있는 뱅 앤 올룹슨 (Bang & Olufsen)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이라는 커다란 무기로 세계 고급 오디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이파이 오디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남편이 값비싼 하이파이 오디오를 구입하겠다고 했을 때 아내가 유일하게 반대하지 않는 브랜드가 뱅&올룹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들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자랑한다. 오디오는 반드시 바닥에 세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뱅 앤 올룹슨의 오디오는 바닥에 세울 수도 벽에 걸 수도 선반에 얹을 수도 있다. 컬러에서도 고정관념을 타파하기는 매한가지. 블랙과 그레이를 벗어난 그린,블루 등의 컬러로 창조된 오디오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지난 30여 년간 오디오·TV 등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을 디자인해온 영국인 데이비드 루이스는 "디자이너가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결정하면, 이를 바탕으로 제품 생산을 위한 모든 과정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기술·혁신 수석부장인 벤 베르브락은 "기술진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실현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존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고경영자(CEO)인 토르벤 소렌센 사장은 "경영진의 역할은 디자이너를 돕는 것일 뿐"이라며 "직원 2600명에 불과한 뱅&올룹슨이 작년 5억3300만유로(743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디자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 디자이너를 왕처럼 대접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뱅&올룹슨은 세계적 디자인상을 90차례 이상 받았다. 1972년에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 이 회사의 오디오 등 11개 제품을 영구 소장용으로 구입, 전시하고 있다. ) 이 회사는 그동안 라디오와 음향기기, TV, 전화기 등 여러 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좀더 편리할까에 디자인의 포커스를 맞추어 왔다.





채널을 기억하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밴드를 돌리지 않고도 원하는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이제는 이미 보편화된 버튼식 라디오가 뱅 앤 올룹슨이 처음으로 디자인했음을 아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사람들은 그게 기술력이지 웬 디자인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들에게 기술은 디자인의 필요성에 맞춰 응용된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디자인이 훌륭해도 제품이 튼튼하지 않다면 소용이 없다. 디자인의 성공은 튼튼한 제품으로만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뱅&올룹슨에서는 모든 제품을 일명 `고문실(Torture Chamber)`에 넣어 혹독한 성능 테스트를 견뎌내도록 한다. 여기서는 10년 동안 리모컨을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가정해 테스트한다. 자동 프로그램된 기계는 리모컨 버튼을 누르는 동작을 수만 번 반복한다. 물·콜라·뜨거운 국물을 리모컨에 붓는 것은 물론, 손에 묻어 있는 세제·로션·화장품을 리모컨에 스며들게 해본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높이인 1.2m에서 리모컨을 떨어뜨리는 테스트는 100만 번을 반복했으나, 결국 고장이 나지 않아 중지했다고 한다. `고문실` 책임자인 오브 톰센은 "모든 테스트를 실시한 후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이 확인된 후에야 비로소 소비자의 손에 리모컨이 쥐이게 된다"고 말했다. TV 는 영하 25도의 냉동고에 6시간, 섭씨 40도의 오븐에 다시 6시간 두었다가 꺼낸다. TV 세트의 틈이 조금이라도 벌어지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불합격이다. 톰센은 "무더운 열대지역에 배달되는 TV의 경우 차가운 화물칸에서 바로 꺼내는 경우도 있으므로 절대 비현실적인 실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TV 화면은 45㎏ 납덩어리로 두드려 깨지는지, 그리고 만약 깨진다면 파편이 날카로워 위험한지 여부가 실험 대상이 된다. 또 모든 뱅&올룹슨 제품은 1년간 햇볕에 노출시킨 후 색상의 변화가 없어야 하며, 포장된 상태에서 수천 번 흔들어도 제품에 전혀 손상이 없어야 합격이다. 톰센은 "타사에서 테스트 단계별로 동일한 제품을 여러 개 사용하는 반면, 뱅&올룹슨에서는 한 개의 제품을 놓고 모든 테스트를 거치도록 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이 설립 75년의 긴 역사 속에서 소멸되지 않고, 여전히 세계적으로 수많은 매니아들이 즐겨 찾는 고가의 오디오를 생산을 가능하게 한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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