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Well-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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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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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나 할것없이 이영애의 야리한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자이아파트에서 세련되게 살아가는 야리꾸리한 모습들을 보면 어 ? 웰빙족이라 어쩌구 저쩌구 한마디씩을 한다.



# 웰빙(well-being)의 의미
wellbeing [welbiiŋ] n. 행복, 안녕, 복지, 복리(welfare)



사전에 정의되어 있는 웰빙의 의미다.
웰빙은 물질적인 가치와 명예를 쫓기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마음의 평안과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중시하는 태도를 말한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정신없이 변하는 세상, 스트레스와 불안의 강도가 높아져 가는 현대인에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웰빙은 `relax`의 의미 정도였으나 최근에 `잘먹고 잘살기` 위한 라이프 스타일로 이해되었다. 웰빙 스타일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웰빙족`이라 하는데 어디 가서 자신이 웰빙족이라고 한다면 `나는 가장 트렌디한 사람이예요...`라는 의미가 된다. 그렇게 웰빙은 앞서 나가는 사람이 보통의 사람과는 질적으로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 아니,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 (다른나라도 그럴 수 있지만...)



하지만 원래 웰빙은 육체 건강과 마음의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것, 자연, 안정, 여유, 행복이 웰빙족의 키워드다. 유기농 식품, 채식, 스파, 요가, 피트니스 클럽... 이것 역시 웰빙의 키워드다. 전자는 진정으로 누리고자 하는 목표가 되겠고, 후자는 그것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웰빙`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전자의 의미를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후자의 키워드를 `웰빙`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나 있지 않을까?



# 웰빙 스타일



웰빙족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성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십이 높아지고, 웰빙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경제력과 여유를 가져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여성들의 경제력이 향상되고 미혼 여성이 비율이 높아진 것도 관계가 있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은 `뉴요커`로 대변되는 미국의 젊은 상류층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그래서인지
흔히들 말하는 웰빙족의 라이프 스타일은 뉴욕이나 유럽 냄새가 물씬난다.




예를 들어 `allure(최근 출간된 well-being 관련 월간지)`에 소개된 7가지의 웰빙 스토리를 보자.



힙(hip)한 호텔들을 골라가며 즐긴다



세계의 좋은 호텔들을 순례하겠다. 여행 중 머물게 되는 호텔들과 그곳에서 즐기는 다양한 음식들이 나에겐 삶의 기쁨이니까. 일단 뉴욕이라면 체인 호텔보다는 힙한 호텔들, 즉 머서 호텔이나 허드슨 호텔, 더블유 호텔을 택하겠다. 다음엔 하와이에 들러 와이키키 해변가에 있는 할라쿨라니 호텔로 가서 선선한 해풍을 마주하며 즐기는 애프터눈 티를 마시고 파프리카를 넣은 샐러드를 먹어야지. 유럽이라면 가장 먼저 파리에 가서 개인 전화번호를 쓸 수 있는 아파트형 호텔 시타딘느나 조그만 부티크 스타일의 호텔에 여장을 풀겠다.



방 안에 신영옥의 <로맨스> CD 1번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틀어둔 채, 각종 서비스를 즐기러 호텔의 이곳저곳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러다 호텔에만 있기 지겨워지면 각 도시의 서점에 들러 하루 종일 책을 구경하고 싶다. 특히 뉴욕 줄리어드 음악원 근처의 반즈앤노블은 그렇게 하기에 너무 합당한 장소! 서점 꼭대기층에 자리한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살 돈만 있으면 된다. 새로운 신간들을 맘대로 골라서 한쪽 옆에 잔뜩 쌓아두고 커피를 홀짝거리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그 기분이란!


송희라 | 요리평론가



바닷가에서 요가하며 스트레스를 없앤다



가장 친한 친구와 한적한 바닷가로 향하겠다. 도착하면 사람들이 드문 모래사장에다 요가 매트를 깔고 명상과 요가를 시작해야지. 그동안 쌓였던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2시간 정도 집중한 후 숙소로 돌아가 저녁을 준비하겠다. 키위, 수박, 바나나, 감자, 도라지, 흰색 브로콜리로 이뤄진 간단한 식사를 한 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바닷가를 산책해야지. 방으로 돌아오면 일기를 쓰고 싶다. 그동안 일들을 되돌아보며 정리하고 앞으로 계획도 생각해보는…. 아주 단순하지만 내가 꿈꾸는 웰빙은 이게 전부다. 더 필요할까?


최윤영 | 탤런트



서울에서 즐기는 알토란 같은 하루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하루가 주어진다면, 나는 아침 7시 CEO 조찬 포럼부터 참석하겠다. 오해 마시길! 평소처럼 강의에 열중하기보다는 아는 분들을 만나 여유롭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 누릴 온전한 자유를 더욱 달콤하게 만끽해야지. 오전 10시경이 되면 인사동이나 삼청동의 미술관을 순례할 것이다. 모던한 곳이어도 좋고 컬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컬러풀한 공간이어도 좋다. 실컷 그림들을 보고 나서 배가 고프면 가장 좋아하는 얼큰한 꽃게탕을 먹으러 신사동으로 향하겠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면 어떤가. 한 그릇 푸짐하게 시켜놓고 배가 든든해질 때까지 맛나게 먹은 후, 올림픽 대로로 차를 몰아 통창이 있는 한강변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는 거다. 주변 풍광도 감상하고 사람들 옷차림을 보며 컬러 감각에 점수를 매기기도 하며…. 그러다 저녁이 되면 예술의 전당으로 가서 예약해 놓은 오페라 한 편을 감상하겠다



햇볕에 말린 하얀 코튼 잠옷처럼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면, 나는 하루를 마감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하겠다. 숨이 턱에 차오르고 미친 듯이 심장이 뛸 때까지 달리면서, ‘인생은 마라톤’임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실감하겠지! 시원하게 샤워한 후(이 순간이 가장 짜릿하다!),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두 다리 쭉 뻗고 잠자리에 누워야지. 이 소중한 하루를 멋지게 마무리했다는 만족감에 사로잡혀서 말이다!


이상희 | 컬러리스트




빈탄의 반얀트리에서 독서삼매경



딱 사흘이면 충분하다. 첫날, 아침 일찍 일어나 생수를 한 잔 마시고, 배낭에 책 몇 권과 음반, 옷가지를 간단히 챙긴다. 그 길로 곧장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타고 빈탄의 반얀트리로 날아갈 것이다. 여장을 풀면 샤워를 한 뒤 한숨 푹 자는 것으로 여독을 풀어야지. 해가 뉘엿뉘엿 질 즈음 일어나서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노을이 지는 걸 구경하며 시원한 망고 주스를 한 잔 마시고. 참! 첫날은 바쁜 일상에 지쳐 본의 아니게 소홀했던 친구들, 여러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서 호텔 프런트에 맡겨야지!



둘째 날은 가볍게 해변가를 조깅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크루아상과 뜨거운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해변가 긴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가져온 책을 읽는다. 근사한 대목이 나오면 메모도 하고, 지루한 페이지들은 건너뛰기도 하면서…. 오후 2시경에는 싱가포르식 해산물 샐러드를 먹고, 스파에 가서 로즈메리 향을 특별히 부탁해 아로마테라피 마사지를 받겠다. 셋째 날은 느즈막이 일어나 해변가를 산책하고, 빌 에반스의 피아노 곡을 들으며 나머지 책들을 읽은 뒤, 천천히 짐을 챙길 것이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의 나는 다시 치열한 일상으로 돌아갈 의욕에 차 있을 것 같다.


윤송이 | MIT 공학박사




필리핀 세부에서 바다와 한몸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주어진다면, 두말없이 필리핀 세부로 떠나겠다.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해변가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마사지를 받아야지. 몸의 긴장이 완전히 풀어질 즈음 2달러에 빌릴 수 있는 작은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세부 섬이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곳에 도착하면, 바다에 풍덩 빠져 물안경을 낀 채 짙푸른 바다와 하늘을 실컷 구경하겠지. 한참 지나면 아마 배를 운전해준 필리핀 소년은 이렇게 속삭일 거다. "더 큰 보트를 타면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어요". 나는 두말 않고 그가 요구한 20달러를 호기롭게 내어주고 큰 보트로 갈아타겠다. 선탠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큰 조개와 새우, 전복 등을 마음껏 구워 먹어야지. 그러다 어느 무인도가 보이면 그곳에 내려달라고 할 테다. 거기서 한잠 자고, 수영도 질릴 때까지 해야지.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면, 다시 세부 섬으로 돌아와 필리핀 애들이 잘 가는 선술집에 가서 맥주도 마시고 꼬치도 먹어보겠다. 이슥한 밤이 되면 환락의 카지노에 가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갬블에만 집중해본다. 언제나처럼 한푼도 건지지 못하겠지만 무슨 상관이랴! 그렇게 사진이란 기념사진 한 장도 안 찍고 3박 4일간 늘어지게 놀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아마 서울이 굉장히 낯설게 보일 것 같다. 그 낯설음이 서울을 나의 또 다른 웰빙 장소로 만들지 않을까?


조선희 | 포토그래퍼




최고급 호텔과 레스토랑, 리무진, 친한 벗



이틀 동안 아무 일 하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 가장 먼저 비벌리 힐스에 있는 벨 에어 호텔을 찾을 것이다. 꽤 오래되었지만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가족들이 모처럼 크리스마스와 신년 휴가를 보낸 곳으로, 내가 가본 전세계의 최고급 호텔 중 가장 아늑한 장소이다. 이곳의 스위트 룸은 단독 빌라로 꾸며져 있는데, 백조가 노니는 연못이 인상적인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자라고 있다. 짐을 풀면 휴대폰을 꺼두고 평소에 부족했던 잠을 충분히 자야지. 일어나면 룸서비스를 주문해 침대에서 늦은 아침을 먹은 후 LA에 있는 한국식 온천 사우나에 가서 온천욕과 마사지를 즐기겠다. 로데오 거리에 잠깐 들러 윈도 쇼핑을 즐긴 후 호텔로 돌아오는데, 교통 수단은 유니폼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기사가 딸린 리무진. 호텔에선 가장 먼저 차와 다과를 즐기고 페디큐어와 얼굴 마사지를 받아 그동안 쌓인 노폐물을 없애줘야지.



저녁이 되면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나의 친한 벗 윤희를 만나 가장 트렌디하고 고급스런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돔페리뇽 로제 샴페인과 샤도네 와인을 마시며 풀코스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엔 호텔방으로 돌아와 수다로 밤을지새우고 새벽녘에나 잠이 들겠지. 다시 느지막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아침은 한인타운에서 그동안 먹지 못했던 한국 음식들을 실컷 맛보겠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한 편 보고 산타모니카 비치를 천천히 산책하고 나서 음식값이 저렴한 해산물 뷔페로 배를 가득 채운 후 호텔로 돌아와 잠이 든다. 와, 상상만 해도 이렇게 즐겁다니! 어서 나의 휴가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곽정 | 하피스트




어떠냐? 필의 그냥 팍 꼿히는가?



한마디로 말해서 잘먹고 잘살기일텐데...


웰빙이라 하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설명이란 말씀.



웰빙은 그 잘먹고 잘살기에 이것이! 결정적으로 이것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굳이 자동차 이름은 말하지 않겠다.



"몸과 마음의 평화"



그렇다. 그것이 단순히 잘먹고잘살기 라는 새마을 운동식 전투적 단편성을 훌륭히 극복해주는


키워드인 것이다.



우리는 더할나위 없이 복잡다단한 게다가 심층적이고 다층적이고 멀티플렉스 짬뽕이기도 한 21세기 최첨단을


"현재" 살고있지만.



실은 무릉도원 독야청청 까지는 아니더라도.


"덜복잡하고 덜 시끄럽고 덜 바쁜


그래서 한적하고 여유로우며 자유로운"



그 본질의 무엇을 죽도록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홀릭이들은 뻔한 세상을 뻔하지 않게 바라보고 또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이다.


그런 우리들이 웰빙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없을 수 있을까?



다만 속도감의 호불호 그리고 선호도는 당연지사 다르겠지만. 뻔한세상을 뻔하지 않게 살고자 하는 그 몽땅의 욕망 뒤에는 바로 몸과 마음의 평화가 있다고 홀릭이는 단언한다. 아님 말고~.



시대가 요구하는 탈스피드 탈기계 탈전산이 한축의 대세라면 분명 우리 홀릭이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그곳이 있거나.


아님.



그곳으로 가고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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