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10:26 (수)
청년백수
청년백수
  • 아이디어홀릭
  • 승인 2004.02.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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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녀. 나다니면 돈드는데"
`백수`에게 가족들이 퍼붓는 말이다.



물론 영화(위대한 유산)에서 나오는 애기다. 하지만 현실도 영화못지 않다. 무려 32만명의 청년백수들로 가득차 있는 이른바 `청년실업주식회사`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도대체 백수가 누구시길래, 대중문화속에서 주인공역할을 휩쓸고 매일 주요일간지의 한면을 장식하고 있는걸까? 백수는 한마디로‘직업이 없는 사람’이다. 어찌보면 사회의 필연적 구성요소인 백수가 심각한 취업난과 맞물려 우리사회에 커다란 암영을 던지고 있다
.

어쩌다 이리도 백수가 많아졌는가
?

1.1995년에 비해 대졸자 5.6%(18만1천명)증가

전통적인 대졸 직업인 ‘괜찮은 일자리’는 급격히 감소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데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사실상 50만명의 대졸자들이 ‘백수’생활을 해야 하는 셈


2.구직자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
집에서 놀지언정 자기 요구 수준에 안맞는 자리에서는 일할 생각이 없다는 청년이 허다하다

심지어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구직자들은 눈길 조차 주지 않고 있다.










청년백수의 증가 - 사회의 모습이 변한다 ①



놀고먹는 대학생은 이제 옛말이다.
‘졸업과 동시에 백수’라는 현실에 갓 입학한 1학년들 조차 도서관에 드나들며 취업공부를 하고있다. 엠티등의 대학문화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어학연수는 졸업전 필수코스가 되었고, 특별한 계획없이도 졸업이 두려워 휴학을 하는 여학생들도 늘고있다. 취업이 안된 졸업생을 뜻하는 `5학년생`들도 많다. 그들은 대학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 수위아저씨와 실랑이를 벌이고, 토익 무료 특강을 도강하거나 학생식당에서 1,500원으로 점심을 때우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지만, 뒷맛은 쓰기만 하다.

청년백수의 증가 - 사회의 모습이 변한다 ②


내 직업은 겹치기 출연!
지난 5월 한 채용정보업체가 구직자 3,156명을 조사한 결과 31%가 "취업 대신 겹치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뚜렷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젊은이들을 `프리터(Freeter)족`이라고 한다. ‘오리지널 프리터’가 급증하고 있다
.


프리터(free와 arbeite의 합성어:겹치기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란 말은 5∼6년 전 일본에서 들어왔다. 경기 침체,경제 인프라 부실 등의 이유로 취업이 여의치 않자 울며 겨자 먹기로 아르바이트를 구해 삶을 지탱하는 이들에게 붙여진 용어다. 이런 유형의 프리터는 용어의 원래 의미 중 하나인 ‘free’와는 사실상 정반대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금의 프리터는 오리지널 프리터다. 취업을 못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부류와는 달리 돈이 필요할 때만 ‘짧고 굵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신을 위한 투자에 쓰는 유형이다.

청년백수의 증가 - 사회의 모습이 변한다 ③


이라크로 보내줘!
병역기피도 좋은시절 얘기가 됐다. 최근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들의 군 재입대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자 "파병 부대원으로 참가하고 싶다"며 "다시 군에 입대할 수 없느냐"고 묻는 것. 특히 이들은 대부분 취업을 하지 못한 `백수` 예비역들로 이라크에 파병될 경우 200만∼3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소식에 `이라크 파병`을 `백수탈출`의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청년백수의 증가 - 사회의 모습이 변한다 ④



캥거루족 양산 요즘 대학 졸업생들은 부모의 허리를 펴주기는커녕 새 짐을 얹기 십상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20대 중반이 지나고서도 부모에게 얹혀 사는 젊은이들을 가리켜 ‘캥거루족’이라는 신어(新語)가 등장할 정도다. 카드빚이 쌓여 집안살림을 거덜내는 예도 흔하다.



집에서 은둔생활하는 칩거증후군- 몇년씩 백수로 지내다 보면 조직생활을 해나갈 적응력이 퇴화해 영영 낙오자가 돼버리는 것도 큰 문제다. 인터넷에 몰두하는 ‘사이버 코쿤족’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그런 자식 모습을 지긋지긋하게 봐야 하는 부모로선 "취직 안해도 좋으니 제발 좀 나가 놀아라"는 소리가 터져나올 지경일 것이다.



코쿤족이란?미래사전’의 저자 페이스 팝콘이 누에를 감싸는 ‘고치’처럼 ‘불확실한 사회에서 보호받고 싶은 욕망을 해소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썼다가 일반화됐다. 타인과의 접촉이나 교제에서 스트레스받는 것을 거부하며 외부세계와의 단절을 선언하는 사람들이다.

청년백수의 증가 - 사회의 모습이 변한다 ⑤


실업난과 잡은 일자리에 대한 불만족이 늘면서 ‘한국 탈출’을 바라는 젊은이들이 부쩍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 4월 1,2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20대의 50.5%, 30대의 51%가 ‘가능하면 이민을 가겠다’고 답했다.



대졸자의 신규 취업률이 매년 감소함에 따라 대학졸업 후 다시 입시학원을 찾는 ‘U턴 현상’도 극심하다. 서울 노량진 대성학원의 이영덕 평가실장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교대나 의대를 준비하는 이른바 20후반이나 30대의 장수생(?)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이 같은 대학생들의 U턴현 상은 현행 대학교육이 실제 취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수끼리 모인다 – 백수 커뮤니티


백수가 늘면서 백수들이 서로 모여 꾸미는 인터넷 사이트도 늘고 있다. 다음, 네이버 등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에 백수 관련 카페가 생기는 한편 백수닷컴(baegsoo.com), 백스파티(100sparty.com) 등의 인터넷 사이트도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백수인 서로의 처지를 공유하면서 위안을 얻는 케이스와 백수에서 탈출하기 위해 서로 노하우를 나누는 사이트가 그것이다. 백수라는 처지를 공감하는 사이트에는 백수생활을 묘사하는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백수의 필수품으로 트레이닝복, 담배, 슬리퍼, 모자(머리를 감지 않기 때문), 이불, 라면 등이 꼽힌다
.
백수를 벗어나기 위해 갖춰야 할 생활습관을 만들고, 직장을 구하기 위한 전략 등을 공유하는 진지한 대안들도 논의된다. 백수도 타겟이다!








프리터룩(Freeter look)





올 S/W 패션 주도 할 패션의 공식과 경계를 허무는 `멀티 기능 의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불황의 여파로 생겨난 이 멀티 기능 의류는 정장과 캐주얼을 겸할 수 있는 패션 또는 캐주얼 스타일에 스포츠 기능을 겸한 의류 등을 가리킨다.


최근 들어 자율복을 허용하는 직장과,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이른바 `프리터족`이 늘면서이 과거 레저 스포츠를 즐길 때, 휴가나 여행 시 입던 스포츠 의류에 캐주얼 의류를 접목한 이들 의류는 직장인의 평상복이자 퇴근 후 의상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캐포츠룩 브랜드인 EXR, BNX 등의 매출의 빠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편리성과 실용성이 의상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불황의 주인공으로 ‘백수’가 뜨고 있다. 드라마 ‘백수 탈출’과 영화 ‘위대한 유산’에 이어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백수들을 앞다퉈 모시는 중이다. 지난 9일 첫선을 보인 KBS 2TV ‘일요일은 101%’에서 ‘꿈의 피라미드’ 코너 주인공도 이런 취업 재수생들이다. 출연자 가운데 최종 1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서바이벌 게임 형식을 취한다. 이날 출연한 10명은 한 번 이상 취업에 실패했던 지원자들로 인터넷을 통해 접수한 692명의 지원자 가운데 뽑혔다. 이들은 앞으로 5주 동안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모르는 상태에서 물건 팔기’ ‘무작위로 제시된 영어단어를 조합해 문장만들기’ 등의 테스트를 거쳐 마지막 1명이 지정된 기업체에 취업한다. 출연자와 기업체는 5주마다 교체된다. 나무를 보지말고 숲을보자
!


사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광풍치고 있는 청년실업의 우울한 자화상은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또한 한시적으로 겪게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한다. 이른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의 거대한 대세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로 넘어갔던 기업활동의 패러다임이 바뀐것뿐만아니라 고용과 생산이라는 기업활동의 전제가 바로 무한경쟁시대에서의 고잉컨선(going concern)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기업의 존재이유가 결정된다는 간단한 (?) 원칙을 증명해주는 답이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극효율의 슬림조직을 갖추지 않으면 쉴새없이 진행되는 혁신과 리모델링에서 도태된다고 판단하고 있고 따라서 소수의 임원이 제외된 소위 중간관리층의 축소는 정도의 차이만 다소있을 뿐 이미 전세계를 강타한 트랜드처럼 자리잡았다. 신규투자와 기업확장이 고용창출과 생산증대로 이어지는 과거의 방식이 아닌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시대" 로 대변되는 경력자만의 교체시장이 인력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세계적 시장질서 재편기라는 숲에서 우리는 청년실업의 나무를 생각해야 한다. 몇개월 아니 몇년이 걸릴 수 도 있는 이 거대한 질문은 아이디어 홀릭의 또다른 절대과제다. 고지를 향한 첫걸음은 그저 소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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